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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타이거 우즈를 선택했다면 최경주는 신을 감동시켰다

아시아 최다 美PGA 8승 제62회 전라남도체육대회 성화점화자 최경주 프로/끝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3.06.0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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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의 완전한 자유를 따르는 이가 본질에 머무를 수 있을 때, 그는 가장 멀리 가 본 자다.
지금 이 순간을 살기 위해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묻는 철학적 명제로, 초절정 무사들에게 주어지는 첫번째 계명은 어떤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결코, 머뭇거리지 말라"다. 


그 머뭇거림이 없는 상태가 됐을 때 검은 더 이상 검이 아니고 목적은 더 이상 목적이 아닌, 모든 상황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으로 기술과 정신과 마음이 하나된 일체, 그 일체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밤낮으로 수천 번을 베면서 기술을 익히고 기술 이후의 정신과 마음에 가 닿는다. 가장 기초적인 가르침이 곧 가장 높은 경지가 되기 위해 매일매일 칼을 간다. 


하지만 그 칼은 뽑지 않는데 있다. 


모교를 방문했을 때, 골프 꿈나무들에게 연습장 보단 필드에 한 번 더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던 최경주 프로. 매순간이 실전임을 강조하는 말이었는데, 실전이란 목숨이 걸린 일. 최경주 프로의 눈빛이 초일류 무사의 눈빛과 다르지 않는 이유로 보였다. 


인터뷰 때, 전이양 대성병원장은 최경주 프로의 자서전을 건네며 일독을 권했다.
'실패가 나를 키운다'  코리안탱크 최경주. 


남도의 섬마을 소년에서, 군웅이 할거하는 미국PGA에서 8승의 위업을 달성하기까지의 험난했던 과정을 엮어 눟은 최경주 프로의 인생과 철학과 신앙적 고백이 담긴 자서전. 정말로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 어려운 이 시대를 항변이라도 하듯, 정직한 자의 형통, 좋아하는 일을 하며 노력하는 자가 인정받는다는 것. 한사람의 영웅이 탄생하기까지 온우주가 돕는 사랑의 손길 등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한 전개였다.

 

골프 입문 후, 현 완도문화원의 추강래 원장과의 사연도 좋았다. 모든 면에서 열성적이었던 추강래 사부와의 만남. 추 원장은 사석에서 최 프로를 심청의 아버지가 심청이 동냥젖을 얻어 키웠다고 했었는데, 최 프로도 자서전에서 홀아비 젖동냥해서 자신을 키워줬다고 했다. 무협소설에 나오는 사부와 제자의 연을 맺고 절대무공을 얻기 까지 듣도보도 못한 혹독한 훈련. 당시 최 프로는 무거운 쇠파이프로 타이어를 치는 훈련이 주효했다면서 그런 훈련 후 골프채를 잡으면 마치 파리채를 잡은 것마냥 가벼웠다고 술회했다.


추강래 원장은 "그 당시 최 프로는 3일이면 그 질긴 타이어 하나를 아작낼만큼 맹렬하게 연습했다"고.
또 명사십리 모래밭은 최고의 벙커로 백사장 곳곳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모래구덩이가 최고의 훈련장이었다고 밝혔다. 
그 덕분에 바람과 벙커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는데, 이는 타이거우즈가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다고 했다.


골프 입문 당시, 추강래 원장과 광주 공군부대 골프장에 가서 김밥을 먹으며 첫번째에 108타 두번째에 98타(추강래 원장은 96타로 기억) 이렇게 줄여나가니 추 원장은 "경주야, 우리 진짜 골프장에 가자" 


그 말을 들었을 때 최 프로의 심장은 미친 듯 쿵쾅거렸다고.
고교 1학년 골프 입문 5개월만에 76타 싱글 핸디캡을 기록했다고 했다.
자서전엔 최 프로가 김재천 한성고 이사장을 만나 서울로 떠난지 1년만에 완도수고 골프부가 해체, 상냥한 여대생으로 자신을 교회로 이끌며 아내가 된 김현정 씨와의 이야기, 하루 두갑을 핀 애연가였지만 결국 담배를 끊으며 30야드를 더 보냈던 이야기와 영적 아버지셨던 온누리교회의 하용조 목사의 죽음 등 삶의 변곡점마다 포인트되는 사건이 진솔하게 쓰여 있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라고 불리는 잭니클라우스는 "최경주는 품격으로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다. 존경과 사랑을 받는 진정한 프로로 겸손과 진심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를 알게 된 순간부터 내가 존경하고 친구라고 불러 온 골프라는 스포츠가 가진 독특한 위대함을 드러내는 이 사람을 독자들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피홍배 최경주재단 공동이사장은 "최경주 선수가 위기의 순간에 어떻게 일어났고, 더딜지라도 멈추지 않고 어떻게 앞으로 진군할 수 있었는지를,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길을 걷고 싶어하는지를 잘 보여줬다. 기분 좋은 놀라움, 매서운 눈매 뒤에 감춰진 순한 남자 최경주를 경험한다는 건 참 기쁜 일이다"고.

 

 

이번 고향 방문에서 모교 후배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 프로는 "인사만 잘해도 반은 먹고 간다. 거기에 성실하게 살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 끝을 가는 길에서 딱 치는 순간, 이것은 내 것이라는 느낌이 온다. 그거다"고 했다. 


"꿈이란 바라는 것이고 이를 최선하면 이뤄진다. 그것이 이뤄지는 게 한 사람의 스토리가 되며, 이러한 스토리는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친다"
학생들의 질문 중, 왜 완도에서 안살고 미국 달라스에 사느냐?고 묻자, 최 프로는 "한국서 살고 미국서 시합을 하게 되면 그곳과 이곳은 14시간의 시차가 생기는데 일상에서 낮과 밤이 바뀌면 눈에 충혈이 오고 장과 뇌에서 무리가 온다"고 했다. 좋은 경기를 위해 어떻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학생의 질문 중, 힘든 일이 있을 때 어떠나요?에 대해 그는 "삶을 살다가 힘이 들면 공에 집중한다. 그러다보면 마음이 풀어진다. 부모님에게 야단을 맞았을 때 역시 연습이었다. 연습에 몰두하면 자연스럽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찾아온다"고.


최경주 프로는 “어제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오늘을 어떻게 사느냐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 끝까지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니 오늘 시도하지 않으면 내일은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노력의 대가를 얻을 수 없다. 그래서 노력은 진실이다. 진실한 마음과 노력의 대가는 반드시 돌아온다”
“골프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승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 이것이 바로 내 삶의 방식이고, 이것이 바로 나 최경주다”고 말했다. 


아직 그의 미래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전 호에 전이양 대성병원장과 또 친구인 장명일 대표, 그의 영원한 사부 추강래 원장, 그리고 수많은 지역민들이 그에게 바라는 꿈은 한결같다. 최 프로가 마음껏 세상을 누비고, 마지막 남은 여력은 고향으로 돌아와 이곳 완도를 최고의 골프 메카로 만들어 주는 것.


본성의 자유를 따르는 이가 본질에 머무는 그 때가 무엇인지를 알고 실천한다는 것은 가장 완벽한 지금 이 순간을 탄생시키는 일로 그는 자유다. 자유, 자유로워지기 위해 진리를 택하는 것이라서 그 진리를 찾아 부단히 나아갈 때 내가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처럼.


마무리는 최 프로가 마음의 두려움이나 나약함이 들 때마다 되뇌인다는 경구로 마무리하면, “너는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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