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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플라워쇼 vs 정원 페스티벌

완도시론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6.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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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Epikouros)는 "가장 마음이 평정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을 쾌락이라고 하고, 쾌락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정원이다."라고 말했다.자연의 아름다움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느끼기 위해 인간이 인위적으로 나무와 풀들을 심어 조화롭게 꾸미고 지속적으로 가꾸는 것이 정원이다. 


최근 들어서는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산업화과정에서 나타났던 인공적인 것들의 식상함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즐기고 아름다움을 찾으면서 몸과 마음의 평온을 되찾기으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등산·야외캠핑·해양레포츠 등을 즐기거나 수목원·휴양림·정원 등 자연과 벗하면서 피로에 지친 육체를 재활하려는 방향으로 삶의 형태가 바뀌고 있는 추세다.

이에 발맞추어 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지난 4월 '정원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꾀히고, '일상 속 삶에 침투하여 삶의 질을 증대할 수 있는 체감형 정원박람회로 기획'하여 열리고 있다. 이 행사는개막 이후 수많은 관람객들이 찾는 대박을 터뜨리면서, 순천시의 성공사례를 배우려는 전국의 자치단체 관계자들의 발길이 줄을 있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정원은 조선시대의 3대 정원으로 보길도 부용동 원림·담양 소쇄원·강진 백운동 원림을 손꼽을 수 있다. 혹자는 백운동 원림 대신 조선 후기의 정원인 서울의 성락원이나 경북 영양의 서석지(瑞石池 - '상서로운 돌이 있는 연못'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를 포함시키기도 한다. 이들 원림들은 모두 그 가치가 인정되어 국가에서 지정하여 관리·보호하고 있는 문화재들이다.


자연 계류와 지형·암석 등이 잘 어우러져 공간 구성 및 경관 연출을 통해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원림은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어, 원림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어, 소문을 듣고 찾는 사람의 숫자가 점점 늘고있어 지역의 중요한 관광자원이 되고있다. 시대의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하는 것은 진화와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되는 것이다. 


정원과 관련하여 주목을 받고있는 행사는 매년 5월이면 로열 호스피털 첼시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열리는 영국 최대 규모의 플라워 쇼인 RHS 첼시 플라워 쇼(RHS Chelsea Flower Show)다. 100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영국의 첼시 플라워쇼는 독일의 연방 정원 박람회와 프랑스의 쇼몽 정원 페스티벌과 함께 세계 3대 정원 축제로 뽑히고 있으며, 영국에서 열리는 원예 축제 중 가장 최고의 축제로 RHS(Royal Horticultural Society, 왕립원예협회)가 주최하고 있다. 


이 행사는 원예 전문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꽃과 독특한 조경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고 새로운 작물에서 최신의 정원 디자인 트렌드까지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매년 15만 여명이 관람하고 있는 축제다. 2023년 첼시 플라워쇼에서 우리나라의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가 출품한 작품이 최우수상을 받으며 찰스 3세에 칭찬을 받으며 포옹까지 해서 눈길을 끌었다. 황씨의 출품작인 ‘치유의 땅 : 한국의 산’은 한국의 어머니산이라 불리는 지리산의 인적 드문 원시림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영국 첼시 플라워쇼' 쇼 가든 부문에서 출품작으로 최종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연 속 힐링이 여가문화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민간정원이 각광을 받고 있다. 정원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산림청에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민간정원 등록을 하고 있는데,  2015년 4개소로 시작해서 최근 빠른 속도로 증가해 101개소까지 늘었다. 산림청은 2025년까지 달성할 계획이었던 100개소 등록 목표를 조기 달성했으며, 앞으로 국민이 공유할 수 있는 민간정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시·도별 등록된 민간정원은 경남 30곳, 전남 24곳, 충북 8곳, 울산·경북 각 7곳, 전북·충남 각 6곳, 강원 4곳, 대전·세종·제주 각 2곳, 경기·광주·인천 각 1곳 등이다.


산림청은 국민의 정원문화 참여와 가드닝(gardening)에 대한 관심 고취시키고, 정원산업 발전을 위한 수준 높은 정원 작품을 전시하며, 우수한 정원 디자이너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2014년부터 코리아가든쇼를 개최하여 공모작을 선정하여 전시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생활 속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쉽게 정원을 찾아 쉴 수 있도록 다양한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권역별 지방정원 9개소(등록 1·조성중 8)를 조성하고 있으며, '고흥 쑥섬'을 제1호로 시작으로 2023년 5월 현재 24개소가 민간정원으로 등록되어 있다. 또한, 전라남도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오천그린광장 일원에서 정원문화 확산과 고부가가치 정원산업 모델을 제시하는 ‘2023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를 개최했다. 


한편, 전라남도 정원 페스티벌은 정원문화의 확산과 주거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새로운 관광자원 발굴과 지역상권 활성화 유도하기 위해 시작됐다. 2022년 2회 행사를 무안군에서 개최한데 이어, 올해는 제3회 행사가 지난 5월초부터 완도항 물양장에서 열리고 있다. 국내 최초로 난대림 기후대를 활용하여 봄 바다와 정원의 콜라보에 초점을 맞추고, 바다와 관련된 소재를 정원에 반영하는 등 완도만의 특색 있는 정원을 조성하여 한 달동안 개최했다. 


그동안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들의 반응이 뜨거워서 오는 10월말까지 전시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처음 개최한 행사가 관람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전시기간을 늘렸다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완도를 타지역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관광 완도를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 궁극적인 목적은 주민들의 소득증대를 통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군에서 개최하는 여러 이벤트 중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예상치 못한 문제 등으로 실패하는 사례도 있다.

모든 일은 끝난 후 평가를 거치게 되는데, 이번 행사처럼 모처럼 외형적으로 성공을 거둔 행사는 일회성에 그치지말고 피드백 과정을 거쳐 보다 내실있는 행사로 변모하여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승창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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