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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하나 없는 생일도 전화 한 통이면 마을버스 어디든 달려가

버스에서 만난 사람들
서말순 생일면장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6.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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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섬이자 날마다 생일케이크 조형물로 유명한 완도군 생일면에는 2006년부터 섬마을을 이어주고 있는 ‘생일마을버스’가 있습니다.


요즘에는 가구당 자가용 차량을 1대 이상 보유하고 있어 덜한다지만, 마을버스가 운행하기 전까지 많은 주민분들이 불편함을 겪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지하철, 버스, 택시, 항공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오래 전부터 이용하고 있는 도시지역 주민들은 생각하지도 못할 섬지역 주민들의 고충입니다.


대중교통수단이 전무한 생일에서 마을버스는 마을 간, 여객선이 운항하고 있는 서성·용출항까지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자가용 차량 이용이 힘든 어르신들께서 병원, 마트, 시장 등 방문 시 육지로 나가는 여객선을 타기 위해 이동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마을버스는 각 마을에서 항구까지 어르신들의 발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생일마을버스는 1일 6회 여객선 운항 시간에 맞춰 금곡마을 ~ 서성항 ~ 용출마을을 순회하면서 운행하고 있습니다.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분들의 교통불편사항 해소를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마을 전체를 둘러볼 겸 버스를 타고 순회에 동행해 보았습니다.


최근 생일도 주민들은 다시마를 수확하느라 매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는 물론이고 일을 하실 수 있는 분들이면 건조장에 모여 다시마 건조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분들이 이전보다는 적었지만 육지로 병원을 다녀오시는 어르신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여객선이 서상항에 도착하자 대기 중인 마을버스를 향해 익숙한 듯 걸어오시는 어르신분들께 “어르신, 잘 다녀오셨어요?” 반갑게 인사드리며 맞이하였습니다. 
승차하시는 어르신들을 부축해 드리며 마을버스 동행을 시작했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생일도에는 대중교통수단이 없어 어려움이 있었다고 이야기하시며, 생일마을버스가 운행하기 시작하면서 편리해지긴 했지만 아직은 불편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 생일도는 전남도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 선정 이후 육지로부터 관광객들의 방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기존 승합차량으로는 좌석이 부족하여 관광객뿐만 아니라 주민들까지도 불편함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책을 마련하여 15인승 승합차량으로 버스를 교체하여 더 많은 관광객과 주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생일도에는 택시가 운행하고 있지 않아 긴급히 교통수단이 필요할 경우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생일마을버스는 노선버스이지만 간단하게 전화 한 통이면 어디든 달려가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섬 내부에는 차량을 수리하는 정비소가 없는 실정으로 마을버스가 고장이라도 나면 섬 내부에서 수리할 수 있는 장비, 인력이 없어 외부로 수리를 나가야 합니다. 대체 수단으로 기존 승합차량으로 운행을 한다지만 이런 경우에 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주민분들도 많아 불편함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노후화되어 녹이 슬고 열악한 버스승강장 문제를 이야기하셨습니다. 읍내에는 온열 의자와 선풍기가 달려 있는 곳도 많던데, 이용 인원이 적지만 우리 생일 승강장도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여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건조장에서 다시마를 분주히 건조하시는 주민분들을 지나 멀리 바닷가가 보이는 버스 밖 풍경을 즐기다 보면 구실잣밤나무 군락지와 백운산의 산내음이 기분 좋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에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즐길 틈 없이 많이 지나다녔던 길이지만, 마을버스를 타면서 주변 풍경을 즐기고 어르신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아름다운 생일도의 멋을 즐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섬주민들의 교통복지는 섬지역 내 마을버스 운행뿐만 아니라 여객선 운항과 여객선에서 하선 후 버스 운행 등 여러 부서, 지역과 협의하여야 할 복잡한 문제가 많습니다.


우선적으로 어르신분들께서 이야기해주신 부분들은 다양한 방법을 검토한 후 빠른 시간 내 해결하고 마을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주민들의 교통 불편해소와 정주여건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짧은 시간이였지만 함께 이야기를 하며 나누었던 주민들과의 정은 잊지 못할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버스에 탑승하실 분은 고수영 고금면장님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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