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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다 의회, 군민 정책발굴 해외연수마저 패거리로 간다니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6.2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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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군의회 소회의실에서 개최된 의원간담회에서는 의원들의 의정활동역량 강화 및 선진의정 구현을 위해 국외 선진지를 방문하여, 완도군에 접목할 수 있는 정책을 벤치마킹해 지역발전과 주민 복리증진 방안을 발굴한다는 취지의 의원 국외연수를 두고, 결국 9명의 의원들은 두패로 나뉘어 장소는 다르지만 같은 날 떠나 같은 날 돌아오자는데 합의했다.


상반기 의장선거의 앙금으로, 회기 내내 두패로 나뉘어 점심까지 따로 먹으면서 군민의 눈살을 찌푸리게했던 의회. 더 큰 손실은 무소속 5명과 민주당 4명 등 두패로 나뉘어 행동하다 보니, 이들을 보좌하는 의회 공무원들 또한 더 많은 인원과 시간이 투여되면서 군민에게 돌아가야할 행정력이 몇 곱절이나 낭비되고 있다는 것.


그런데 이날 의원들은 쉽게 합일점을 보이지 않다가 어떤 의원은 해외연수를 가고 어느 의원은 안 가게 되면, 안 간 의원만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비춰져 그럴 바엔 두패로 나뉘어 각자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해외지역을 간 후, 도착은 함께하자는 것엔 전광석화 일치를 봤다는 것. 


군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처사, 눈 가리고 아웅하는 한심한 발상이다. 그래도 군민의 눈초리는 무섭다는 이야기다. 


의원 한 명 한 명의 독립기관이자 입법기관이면서 지역구와 자신을 선택해 준 유권자를 대변하는 군민의 공복인 의원들이 스스로 패거리를 만들면서 지난 4월 충주시의회와 자매결연 또한 두패로 나눠져 지탄의 대상이 됐는데, 부끄러움도 모른 채 여전히 볼썽사나운 짓으로 완도군의회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어 차기 의회에선 의원 한 명이 줄어들만큼 지역소멸은 심각한 상황이고,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로 전국이 들끓고 있는 이때, 해외 여행쯤으로 치부되는 해외 견학에는 자기들 밥그릇만 챙기려는 작태. 


작금의 정치 세태를 보면, 말은 민주 민주하면서 위로는 주군을 두고 똘마니(?)들이 모여 패거리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또 이를 국민은 모두 알고 있는데, 정작 패거리로 몰려 다니는 위정자들은 패거리 프레임에 갇혀 자신들만의 원칙을 정해 민의에는 전혀 아랑 곳 않는 몰지각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


시간이 지나면 명예, 돈, 권좌 등은 모두 덧없이 사라져버리고 만다. 특히 권좌는 물거품과 같아 그 자리에 있는 동안 군민을 위해 주어진 진실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남은 삶을 더 가치롭게 한다는 것. 


그런데도 이를 망각하며 사적감정에 치우친 몰지각한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는 건, 지방자치 30년을 이어온 완도군의회 의정사에 가장 치욕적인 오점으로 남게 됐다.
이런 패거리 정치하면서, 무슨 숙의민주주의를 실현하며 무슨 행정의 견제 감시라는 의회 대명제에 얼굴을 들 수 있겠는가! 


지역사회의 주요 정치 집단이 양극화된 증오와 대립을 반복하면서 지역사회의 복잡한 갈등과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나갈 정치적 공간을 소멸시키며 비극적인 의정사를 써 가고 있다. 제9대 완도군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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