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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복용과 용법 왜, 중요한가

김약사의
藥 이야기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7.20 14:54
  • 수정 2023.07.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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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완도주민 여러분! 김약사입니다. 오늘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그러나 그 신비로운 세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항생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항생제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항'은 '반대하다'를, '생'은 '생명'을 의미합니다. 즉, '생명에 반대하다'는 뜻인데요, 이는 세균과 같은 병원체의 생명을 억제하는 데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 항생제는 어떻게 발견되었을까요?


항생제의 역사는 20세기 초반, 세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영국의 의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있었습니다. 1928년, 플레밍은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세균은 당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던 폐렴을 일으키는 주범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휴가에서 돌아온 그는 자신의 실험실에 있던 세균 배양판 중 하나가 오염되어 곰팡이가 자라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곰팡이 주변의 세균들이 죽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플레밍은 이 곰팡이가 세균을 죽이는 물질을 생성하고 있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는 이 곰팡이를 분리하고 배양하여 그 가설을 실험하였고, 그 결과 이 곰팡이가 실제로 세균을 죽이는 물질을 생성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곰팡이는 페니실리움(Penicillium)이라는 종이었고, 그로부터 분리된 이 물질을 페니실린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플레밍이 이러한 발견을 했던 그 당시에는 페니실린을 대량으로 생산하거나 순수하게 정제하는 기술이 없어 바로 실제적인 치료에 적용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1940년대에 들어서며 하워드 플로리와 에른스트 체인이라는 두 연구자가 페니실린의 대량 생산 방법을 개발하였고, 이로 인해 페니실린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많은 병사들의 생명을 구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페니실린의 발견과 개발은 항생제의 시대를 열었고, 이후 수많은 항생제가 개발되어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그는 우연히 페니실린이라는 항생 물질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이는 세균에 의한 감염병을 치료하는 데 큰 도약이었습니다. 그 이후, 항생제는 빠르게 발전하였습니다. 플레밍의 꼼꼼한 관찰력이 우연한 기회를 기적으로 만든 계기가 되었다는게 참 대단하지 않나요?

 

그런데, 이 항생제는 어떻게 작용하는 걸까요? 세균들이 우리 몸을 공격할 때, 우리는 외부에서 투입되는 용병, 즉 항생제를 동원합니다. 이 용병들은 각각 다른 전략을 가지고 세균들을 공격하는데, 좀 쉽게 비유를 들어 표현해 보겠습니다.


첫째, '성벽 파괴부대'라고 할 수 있는 항생제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세균의 '성벽', 즉 세포벽을 파괴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페니실린계열이나 세팔로스포린계열 같은 항생제는 세균의 세포벽을 부수는 역할을 합니다. 세균의 세포벽이 파괴되면 세균은 외부의 공격에 쉽게 당하게 되어 죽게 됩니다. 마치 성을 공격하는 용병이 성벽을 부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세균을 죽이게 됩니다.


둘째, '무기 공장 파괴부대'라고 할 수 있는 항생제들입니다. 이들은 세균의 '무기', 즉 단백질을 만드는 공장을 파괴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테트라사이클린이나 에리스로마이신, 그리고 겐타마이신 같은 항생제는 세균이 이 무기를 만드는 공장을 파괴합니다. 무기를 만들지 못하면 세균은 공격력을 잃게 됩니다. 마치 적군의 무기 공장을 파괴하는 용병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셋째, '지휘부 공격부대'역할을 하는 항생제들입니다. 이들은 세균의 '지휘부', 즉 DNA와 RNA를 공격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프로플록사신이나 리팜핀 같은 항생제는 이 지휘부를 공격합니다. 지휘를 잃은 세균은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모르게 되어 죽게 됩니다. 마치 적군의 지휘부를 공격하는 용병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넷째, '식량 공급 차단부대'입니다. 이들은 세균의 '식량', 즉 필요한 영양분 공급을 차단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설파제나 트리메토프림 같은 항생제는 세균의 식량 공급을 차단합니다. 식량을 얻지 못한 세균은 굶어 죽게 됩니다. 마치 적군의 식량 공급을 차단하는 용병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각 용병은 자신만의 전략으로 세균을 공격합니다. 그래서 어떤 세균에 어떤 용병을 투입할지는 세균의 종류와 용병의 특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것이 마치 우리가 전략을 세울 때 상황과 적의 특성에 따라 어떤 용병을 투입할지 결정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항생제를 사용할 때는 항상 의사 선생님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깐 이렇게 비유를 통해서  우리 몸을 지키는 용병 같은 항생제의 작용원리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항생제도 잘못 사용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를 복용기간과 용량을 정확히 지키지 않거나 또는 지나치게 함부로 사용하면, 세균이 항생제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게 되어, 항생제의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를 '항생제 내성'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세균이 왜 항생제에 내성을 갖게 될까요? 이는 세균의 생존 본능과 진화의 결과입니다. 세균은 복제 과정에서 세균의 DNA에 변화를 일으키는데, 이 변화가 바로 돌연변이입니다. 이 돌연변이 중 일부는 세균에게 항생제에 대한 저항력을 부여합니다. 


항생제에 노출된 세균 중에서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세균들이 번식하면서, 항생제에 저항하는 세균들이 점점 더 많아집니다. 이렇게 항생제 내성은 빠르게 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생제를 너무 많이 사용하거나 잘못 사용하면, 항생제에 저항력이 있는 세균만이 살아남게 되고, 이런 세균들이 번식하면서 항생제에 저항하는 세균들이 점점 더 많아져 항생제가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확한 복용기간과 용법을 지켜야 합니다. 또한, 항생제는 우리 몸에 유해한 세균뿐만 아니라 유익한 세균까지 죽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항생제를 복용한 후에 식이섬유가 풍부한 발효식품이나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여 장내 유익균을 회복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야 합니다.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이 있는 경우에만 사용하고, 복용기간과 용법을 정확히 지켜야 합니다. 또한, 항생제 복용 후에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여 장내 유익균을 회복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항생제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 모두가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럼 다음주에 또 뵙겠습니다.

 

 

김원국 
약사/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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