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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과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이승창
자유기고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7.27 14:33
  • 수정 2023.07.2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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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확천금을 얻어 인생역전을 꿈꾸는 많은 서민들이 로또 당첨의 꿈을 꾸면서 한 주 한 주를 버터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꿈이 현실로 될 확율은 극히 낮기때문에 대부분은 주말이 지나면 허탈한 심정이 되지만 여전히 꿈을 포기하지 못한다. 언젠가부터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믿고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산업을 활성화시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면서 전국 곳곳에 케이블카가 난립하게 됐다. 하지만 많은 경우 경쟁력 없는 케이블카들은 적자에 허덕이면서 정상 가동을 하지 못하는 애물단지 신세가 되고 말았다. 


우리 군에서도 새로운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8월 '장보고공원과 상왕산 정상을 잇는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상왕산의 최고봉인 상왕봉 정상(해발 644m)까지 총 3.6km 구간에 캐빈 50대, 승강장 2개소, 전망대 등이 조성될 계획으로,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들어가는 사업비 750억 원은 전액 민간자본이 투자되어 2023년부터 사업을 시작하여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군에서는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상왕산 정상에서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완도 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며, 국립난대수목원이 조성되면 수목원 입구에서부터 상왕봉 정상까지 산악열차도 생겨 관광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었다. 


군의 사업발표 이후 1년이 가까워지고 있는데, 그동안 케이블카 설치사업과 관련한 후속 진행상황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어 대다수 군민들은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 전혀 내용을 알 수가 없는 실정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설치된 관광용 케이블카는 총 41개이고, 이중 2010년 이후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24개나 된다. 이는 지방자치단체들마다 케이블카가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자 노롯을 할 수 있다는 장밋빛 기대감에 앞다투어 설치해서 지난 10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케이블카 가운데 흑자를 기록하며 지역 관광의 효자 노릇을 하는 곳은 여수해상케이블카와 통영케이블카 등 두 군데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적자로 경영난을 겪고 있어 당초 기대와는 달리 애물단지로 전락한 실정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21년 개통한 명량대첩 전승지인 울돌목 해협 위 공중을 가로질러 해남과 진도 사이 약 1km 구간을 운행하는 명량해상케이블카는 개통 첫 해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데 이어, 지난해 영업 손실은 32억원에 달해 1년 만에 영업 손실이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또한, '경북 울진의 왕피천을 가로질러 왕피천공원과 해맞이공원 사이 왕피천 하구에 총길이 715m에 걸쳐 운행하는 왕피천케이블카는 울진군에 납부해야할 연간 시설임차료로 3억원을 납부 기한까지 내지 못해 운행이 중단됐다'고 한다. 


전국의 많은 케이블카들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꿈꿨던 기대와는 달리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고 말았다. 적자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케이블카의 운영은 이용객 수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전체 캐빈을 이용시간동안은 모두 운행해야 하는 구조로 되어있어, 이용객들이 적으면 적을수록 그만큼 적자 폭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 군에서는 지난해 8월 느닷없이 이름도 생소한 회사들과 협약식을 체결하고 의욕적으로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었다. 당시에도 일부에서는 경제성과 자연환경 훼손 및 생태계 파괴 우려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업추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최소 수 백억 원의 초기 투자비가 들어가는 케이블카를 운영했을 때 사업자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제성이 있는지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전문기관 연구용역을 거치는 등 사전에 세심한 타당성조사를 거친 후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투자를 약속한 민간사업자들의 재무상태 등을 면밀히 파악하여 약속대로 투자할 능력이 있는지를 제대로 살펴봤는지도 알 수가 없다. 


얼마 전 군수는 민선 8기 1년을 맞아 개최한 '정책토크 콘서트'에서 군민들에게 핵심사업 추진상황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행사에서 우리 군의 대규모 사업과 현안 사항들에 대한 보고와 질의·응답의 시간이 있었지만,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군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알게됐다. 


지금까지 케이블카 사업의 추진상황과 관련하여 완도군의 별다른 설명이나 보도자료가 없는 것을 보면 사업추진이 순조롭지 않은 것으로 우려된다. 진심으로 군민들과 함께 하는 지역의 발전을 도모한다면 군수의 일방적인 업적 홍보만 늘어놓기 보다는, 당초 의도한대로 진행되지 못한 사업에 대해서도 그 과정과 진행상황 및 앞으로의 추진계획 등을 군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한 후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이승창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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