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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을 보는 일이란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이라

신복남 기자의 ‘어젯밤 어느 별이 내려왔을까?’

  • 신복남 기자 sbbn2000@hanmail.net
  • 입력 2023.08.10 14:09
  • 수정 2023.08.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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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잠풀, 누리장나무, 파리풀, 며느리밥풀, 개암나무 열매, 달개비, 꼬리조팝나무, 익모초, 달맞이꽃, 싸리꽃 등이 8월에 피는 야생화다. 
이중 달맞이 꽃은 밤에 핀다. 8월의 별자리는 게자리다. 아침에 해와 같이 동쪽에서부터 시작하여 서쪽으로 진다. 


그러나 태양과 같이 있기에 볼 수가 없다. 게자리부터 궁수자리까지 6개의 별자리를 태양 빛 때문에 볼 수 없다. 1개월이 지나야 하나가 빠지고 하나가 더해진다. 어찌 보면 태양과 같이 동행하는 삶인지도 모르나 지구가 공전하기 때문에 위치가 바꿔지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을 시차라고 말한다. 별은 정작 그 자리에서 있는데 말이다. 자기의 생일 달에 그 별을 볼 수 없어도 낮에는 지상에서 꽃을 보면 된다. 꽃모양이 대체적으로 빛나는 별 모양이다. 숲 속에서 하늘을 볼 수 없어 꽃모양을 하고 있는 하늘말나리 꽃이 스스로 별의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사위질빵꽃은 아주 멀리 있는 별 모양이다. 


보일 듯 말 듯 피어 그 향기가 피어나면 비로소 별이 깜박 깜박거린다. 캄캄한 밤이 꽃이 보이겠는가. 달이 떠야 꽃이 보이는 꽃이 달맞이꽃이다. 요즘 밤하늘에 달과 목성이 가깝게 있다. 밝게 보이는 목성과 반달이 초승달로 가는 위치에 있다. 8월의 밤하늘을 보고 있으면 지상에서 들꽃을 보는 것과 별다르지 않다. 


밤에 하늘과 낮에 아름다운 것들이 너무 많다. 태양과 달 그리고 행성은 거의 한 길로만 움직인다. 태양이 지나간 길 위에 별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건 이 지상에서 그 길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계절 황도 12궁을 보면서 지상에서 움직이고 있는 꽃들에 대한 사랑도 깊어진다. 지상에서 힘들고 어려울 때 하늘을 본다. 오늘 하루가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 별들은 이야기한다. 산등성에서 피는 동자꽃도 별 모양을 만들어서 하늘을 본다. 8월의 별자리 게자리를 보이지 않지만 그 반대편에 초저녁부터 염소자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밤하늘에 게자리가 나타나려면 5개월이 있어야 한다. 계절이 두 번 바뀌어야 한다. 


그리 머지 않는 시간이지만 모든 것이 지나고 나면 짧다. 나이가 드니 잠이 일찍 깬다. 초저녁 별자리가 서쪽으로 많이 기운 별을 본다. 스무살 젊음이 이렇게 빨리 왔으니 아쉬움도 있겠지만 지금 무사하게 왔으니 되는 일 그리고 안 되는 일도 감사할 따름이다. 지구 적도와 북극 사이에 살고 있어 별자리도 동쪽에서 남중하였다가 서쪽으로 진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살다 보니 밤하늘도 아름답게 흐른다. 지상에서 매일 똑같은 길을 간다고 해도 하늘을 볼 것이다. 아침에 그 누구의 별자리가 보이지 않지만 대신 낮 동안 꽃을 본다. 그 반대편에 떠오르는 초롱초롱한 별은 오늘밤의 시작이다. 잠이 들면 꿈으로 나타날 것이며 눈을 뜨면 상상력이 발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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