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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면장이 군내버스 안내 도우미로 오라이~ 스톱!’

버스에서 만난 사람들

전호용 군외면장/2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8.3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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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교인동이라는 오지에 사시는 어머니는 하루에 버스가 두 번 오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불편하니 오후에 배차시간 조정을 해서 이용하기 편하게 해 주던가 아니면 다른 마을처럼 100원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끔 힘을 써달라고 부탁하셨다.
그러던 중 옆에 계신 어르신 한분이 한 말씀 하시는데 “땀을 흘리며 승강장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서지도 않고 부웅~ 그냥 가부요~ 그러면 우리는 그 자리서 또 1시간씩 더 기다려야 한단 말이요. 누구한테 말해야 되요? 면장님이 좀 해결해 주씨요~”라며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이야기를 꺼내셨다.
어르신들 각자의 애로사항을 경청하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승강장 오기 전에 버스는 서행하며 사전에 경적을 울리고 어르신들이 승차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끔 조치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답변을 드리고 제도 개선은 군청 담당부서로 건의 드리겠다고 덧붙여 설명을 드렸다. 
서산에서 직장생활을 마치고 5년 전에 귀농하셨다는 분은 9월부터 군내버스가 무료로 운행되면 어르신들이 하루 종일 시원한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옆 마을 친구분들과 정담도 나누는 공간으로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고 그 외에도 100원 택시, 바우처 택시 등 교통 복지정책이 잘되어 있다고 좋아하셨다. 
원동 버스터미널을 막 지나려 할 때 갑자기 “기사님 스톱!~ 나 좀 내려주시오~”하며 웬 할머니가 다급히 소리치셨다. 
“동부차 아니요?”
“네, 서부로 갑니다.”
“기사님 아이고 미안하요, 내가 잘못탔네~ 좀 세워줘요~” 기사님 말씀이 “군내버스는 남창에서 출발하면 군외 원동에서 동부와 서부길로 갈라져서 어르신들께서 잘못 듣고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아 하루에도 이런 상황이 자주 반복되고 있어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종종 기사인 저에게 버스에 안내 도우미를 탑승시켜 물건도 들어주고 안내도 해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하며 안타까워했다.
아주 예전의 버스 안내양처럼 버스 승무원 제도를 도입하면 어르신들을 위한 길 안내는 물론 승하차를 도와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어르신들의 말벗도 되어드릴 수 있으니 적극 건의를 해보겠다 라고 답변을 드리고 이왕이면 어르신들 승하차 시 불편함이 없도록 저상버스도 함께 운행할 수 있도록 군과 함께노력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어머님들~ 앞으로는 병원 다니지 말고 면장이랑 완도읍, 남창에 장보러 다니시게 오래오래 건강하세요~“라고 끝인사를 드리고, 군내 버스에도 ‘오라이~ 스톱!’ 하는 교통 안내 도우미가 꼭 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잘못 탑승하신 어르신을 부축해서 버스에서 함께 내리며 짧게나마 소중한 시간을 마무리했다.
군내버스는 신작로에 먼지와 긴 여운을 남기고 아득히 사라져 갔고,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님 생각에 잠시나마 젖어보게 되었다.
다음 버스에 탑승하실 분으로 해양 헬스케어 산업의 메카인 신지면 김성수면장님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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