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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신문이 더 이상, 날 울리지 않았으면...

완도신문에서는 창간 33주년을 맞아 그동안 지면에서 소개됐던 인물들을 만나 33주년의 주제에 맞춰 그들이 전하고픈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9.0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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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면 사진, 묘령의 여인 어싱에 빠지다의 주인공은 박옥남  여사. 
올초, 우연히 행사장에서 만났을 때, 언젠가 신우철 군수와 인터뷰에서 박 여사가 눈물 흘리던 사진을 올렸는데 그게 떠올랐는지, 그걸 어떻게 찍었느냐고 물었다. 
운다는 건 아프니까. 
진심이 곡해 돼 막 서러워지니까. 
마음이 악하다면 어떡하든 보복하려 들겠지만, 나는 보복할 수 있는 게 마지막 자존심 같은 눈물뿐이니까. 
그런데 곡해가 되더라도 권력에 있는 이들에게 여론의 질타는 숙명 같은 것이라서.
5년 전에 찍은 사진이라고 했고. 신우철 군수에게는 '당신의 웃는 이면에는 저러한 눈물이 있었노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눈물과 웃음을 대비시켜 더 극적인 편집을 꾀하고 싶었다'고. 그랬더니, 자신의 마음을 알아줬나 싶었던지 그리 밉지 않는 표정으로 얼굴을 한 번 흘기더니, 내 줄려면 이런 장면을 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스마트폰에 담긴 몇 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요즘 몸이 그렇게 좋지 않다고 했다. 이해도 됐다. 
지난 10여년간 정치인의 아내로 살아온 길. 이 땅에 정치인의 아내라면 모두 공감할 숙명과 같은 그 길을 걸어야 한다. 남편을 위해, 자녀 일에, 집안 일도 바쁠텐데, 혈맹보다 더 끈끈한 동지애를 보여줘야 하는 것.
근다고 남편이 벼슬을 하는 것이지, 자신이 하는 건 아니다. 물론 권력도 있을 수 있겠다. "사모님, 여사님!" 떠받들어주면. 그 권력을 내 마음껏 써 보고 싶은 욕망도. 
그렇지만 그런 틈이 보인다면 신우철 군수가 용인하지 않을 듯 보인다. 신 군수의 고뇌 중 하나는 군정에 대한 객관성의 바늘을 심중 가장 깊은 곳에 두고자하는데, 누군가의 본성(이기심) 때문에 자신이 바라보는 객관성의 바늘을 흔들게하면 아프고 힘들어할 것이 자명하니까. 
정치를 하다보면, 이 사람 저 사람을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도움을 받고서도 도움을 주지 못하면 본인의 속도 크게 속상할 듯. 신우철 군수의 3선 이후 이젠 읍면 행사장을 나가지 않아도 될텐데, 어김없이 눈에 띈다. 혹여라도 눈에 안보이면, 변했냐는 말들이 들려올 수도 있어서.란다.  그건, 늘 처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박 여사가 젊은 시절 완도에  처음 내려오던 날, 여인숙에서 홀로 밤을 지새게했던 야속함을 기억하고 있었다. 
남편의 뜻이야 어찌됐든 아내로 역할과 정치적 동지로서의 헌신, 그런데 사소한 부탁 하나도 들어주지 않는 남편. 예전엔 남편에 대해 분한 게 남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 사라졌다고 했다. 
요즘 신지명사십리에서 어싱을 하고 있다고. 
느낌이 어떻냐고 물으니, 저토록 황홀한 석양빛을 받으며 한 발 한 발 걷고 있노라면 자신이 석양인지, 석양이나인지 모를만큼 황홀하다고 했다. 
박옥남 여사에게 처음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당신이 원한다면 나의 모든 것이 부서질 때까지 안아주겠다는 것" 내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내어줄 수 있는가가 중요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럼 완도신문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러자 "더 이상, 날 울리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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