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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이 순간 무엇으로 시작하실겁니까?

편집자 주. 완도신문 창간 33주년 특집 4에서는 본보 시론 칼럼진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글을 쓰며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당신에게 처음은 무엇인가요? 당신은 지금 이 순간 무엇으로 시작하실겁니까? 완도신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질문에 대한 필진 답변이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9.2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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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처럼 예리하게 사물을 보고

글을 쓰는 것은 늘 어렵습니다. 글은 생각과 사상을 담는 것이고, 또 세상과의 소통이기에 불편부당을 견지해야 합니다. 사람사는 세상, 살맛나는 세상을 꿈꾸기에 그런 세상이 되는데 도움이 되고자 부족하지만 글을 통해 소통하고자 노력합니다. <완도시론>을 통해 그런 기회를 갖는 것은 행운입니다.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지금이 처음입니다. 그리고 설레임입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새 이순의 나이가 되니 더더욱 날마다 ‘처음’이고,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무엇보다 절망보다는 희망을, 부정 보다는 긍정을, 할 수 있는 데까지 하자는 마음으로 처음을 시작합니다.
역사를 전공했고, 역사를 가르쳐왔고, 또 역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오랜동안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역사교육 대중화를 위해 역사서를 출간할 예정입니다. <남도의병사>를 정리하여 출간했고, 시리즈로 계속 출간할 예정입니다. 명망가의 역사가 아니라 민초들의 역사를 통해 역사의 주역은 이름없이 산화해간 민중들이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여 남기고자 합니다.
완도는 제2의 고향입니다. 교직의 첫발은 완도에서 시작했고, 또 마무리를 완도에서 했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완도시론>에 참여하게 되어 지금까지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교육, 역사, 문화 분야에 관심이 많아 올바른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을 나누고자 합니다. 갈수록 언론환경이 좋지 않고, 종이신문을 외면하는 시기이지만 <완도신문>은 정론직필을 다하는 신문으로 역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호시우행, 우공이산, 화이부동’. 거듭 <완도신문>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김남철 전남교육연구소 운영위원장

 

저만의 독창적인 교사를 꿈꾸며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말하는 것도 좋아하구요, 그래서 제가 현재 가지고 있는 직업 만족도는 최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단히 만족 정도일 것 같아요. 작년부터 편집국장님의 제안을 받아 시론을 작성하고 있는데, 초반에는 글감을 제가 가진 전공 분야를 살려 생활 속 자투리 지리 지식들을 전해 볼까 했었는데, 분야가 많이 제한되는 감이 없잖아 있더라구요. 현재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 스포츠, 시사 전반에 걸쳐 제가 느낀 점들을 글감으로 쓰고 있습니다. 물론 시의성도 있어야 하고, 제가 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보니, 교육적 감상도 섞어서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항상 시론을 쓰고 있어요. 글감 선정이 가장 어려운 것 같네요.
설레고 두렵지만, ‘가야 할 길’ 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뭐든 처음 시도할 때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하고 망설여지기도 하는데요, 그 때마다 저는 처음이 어렵지 몇 번 하다 보면 깨지고 넘어지면서 잘 할 수 있게 될 거야 라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되뇌입니다. 칼럼 연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저만의 독창적인 브랜드를 가진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이제는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어진다고 하지요. 하지만 반대로 제 직업은 사람들이 철밥통이라고 부를 만큼 평생에 걸쳐 제가 종사할 수도 있는 직업이지요. 그래서 안주하거나 도돌이표 같은 삶을 살기 싫기에, 저는 요즘 ‘삶에 쓰임이 있는 수업’을 모토로 저만의 수업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매번 시작하고 있습니다.
제 기사를 편집국장님께서 오마이뉴스에 실어 주실 때마다, 완도신문에 대한 짤막한 소개글을 보곤 합니다.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을 지향한다는 그 소갯말처럼, 앞으로도 완도군민들의 알 권리와 참여할 권리를 위해 함께 뛰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창간 33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최재원 교사

 

마지막까지 사람답게

우리가 살고있는 지역공동체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내가 생각한 것들을 글로 나타내서 지면으로 옮기는 작업들이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인 까닭에 글을 쓸 때마다 다양한 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주제를 고르는 일이 쉽지않다. 
처음? 질문의 의도가 뭔지 모르겠으나 나의 처음은 세상에 태어난 것이고, 지금도 하루하루를 처음으로 생각하고 늘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살고있으며, 부와 권력.명예에 집착하는 일반적이고 통속적인 삶에 만족하고 사는 것 보다는 '사람답게 살자'를 삶의 모토로 삼고 이를 하나라도 더 실천하기 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숨이 멈춰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날까지 사람답게 살기 위한 자기 계발에 최선을 다하고, 이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꾸준히 해나겠다. 
거센 바람이 불고 세찬 파도가 덮쳐도 가라앉지 않는 배처럼 창간이념을 굳건히 지키고 꿋꿋히 이어가면서, 칠흙같이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등대처럼 독자들을 위한 언론의 역할에 충실하길 바란다.

이승창 칼럼니스트

 

새팔레트로 시작하고  싶네요

무엇보다 소재를 찾는 것입니다. 저는 매번 저의 글을 보시는 분들이 지루해 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글을 쓸 때 새로움을 찾는 것이 습관입니다. 하지만 제가 접하는 것, 생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 사고로부터 완벽히 벗어나 신선한 소재를 찾기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은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을, 하나뿐인 경험을, 설렘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스스로를 잃을수도 있다는 위기로,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가진 것이 많은 이들은 잃을 것도 많게 되니깐요. 하지만 그 처음으로 인해 잃고 얻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물감을 짜지 않은 새 팔레트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들과 경험들, 이미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들을 가득 담아 제가 좋아하는 색깔들로 가득 채우고 싶습니다. 싫어하는 색이더라도 온전히 담아내는 그런 팔레트가 되기 위해 새 팔레트로 시작하고 싶네요. 
언제나 완도신문만의 색을 잃지 않고 꾸준히 달려가는 모습에서 늘 많은 것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제 글이 의미있는 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선사해주었고, 청소년으로서 지역사회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쥐어주었으며, 글을 쓰는 재미를 찾게 해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완도처럼 완도신문 역시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창간 33주년을 축하드리며 언제나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김지현 칼럼니스트

 

새로운 꿈, 더 나은 이해를 위해

약사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완도신문에 기고해온 시간은 저에게 소중한 추억입니다. 창간 33주년을 맞이하여 주신 주제에 따라 간략하게 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글을 쓰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독자의 마음에 감동과 공감을 주는 일입니다. 약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담으면서도 모든 독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저의 처음은 완도신문에 글을 기고하기로 결정한 그 순간입니다. 그때의 설렘과 두려움, 그리고 약과 건강에 대한 사명감을 느낀 순간이 아직도 눈앞에 선명합니다.
지금 이 순간, 저는 완도신문과 함께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독자들과 더 깊은 소통과 약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위한 것입니다. 완도신문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를 믿고 기회를 주신 덕분에 많은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진실과 사랑을 담은 기사로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완도신문과 함께한 시간은 저에게 큰 보물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건강과 약에 대한 좋은 정보와 이야기로 독자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김원국 약사/향우

 

  처음처럼 한결같이

 2년 전, 우연히(사실 세상일은 모두 우연이 아니던가!) 완도신문을 만났다. 완도 항일의병의 발자취를 답사하고 ‘이름 없는 별들, 은하수를 이루다’라는 졸고를 쓴 것이 계기였다. 
글쓰기보다 다른 사람의 글 읽는 걸 더 좋아한다. 많은 책을 읽고 넓게 공부한 사람들, 반짝이는 감성과 수려한 필력을 가진 사람들이 쓴, 감각적이며 깊이까지 갖춘 글들이 넘쳐난다. 그런 글에서 받은 울림을, 나도 남에게 줄 수 있을까? 둔한 펜을 벼려본다.   ‘이번 주에 글 주세요’ 문자를 받으면 요즘 내가 어떻게 살고 있나, 돌아보며 기억의 갈피를 뒤적인다. 글쓰기는 물레에서 실을 자아 베틀에 연결해 천을 짜는 일을 닮았다. 씨실과 날실 결이 고르면서도 튼실해야 한다. 적절한 자리에 아름다운 무늬도 새겨야 한다. 그런데 미루고 또 미루다 쓰려고 마음먹은 즈음이면 이상하게도 어김없이 다른 일들이 생기고 만다. 결국 얼기설기 짠 천을 마감 시간에 허둥지둥 겨우 보낸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글이 완도신문 홈페이지에 꽤 많이 모였다. 그래서 ‘시작이 반’일까. 모든 일에는 처음이 있다. 사실 살아있는 매 순간 모든 들숨과 날숨은 첫 호흡이다. 이건 경이다. 요즘 나는 지구별에 와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많은 것을 날마다 새로이 배우는 손주를 보며 덩달아 아이처럼 처음처럼 살고 있다. 학교 아이들에게 처음을 선물하는 이가 교사라고 생각하며 40여 년을 살아왔다. 이제 곧 학교를 떠나면 새날이 펼쳐지리라. 교사라는 이름을 접고, 내년 3월부터는 감히 소설가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볼 테다. 결말이 비록 미미할지라도, 시작은 거창하게!
신지도 노화도 청산도 보길도 고금도 생일도,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눈앞이 아련히 푸르러지는 섬들을 거느리고 미소 짓는 섬 완도, 그곳에 완도신문이 있다. 그곳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건, 멋진 일이다. 처음처럼 한결같이 푸르르길….


강정희 교사

 

  비었을 때의 그 포만감이란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글을 쓴다는 건 힘든 일입니다. 그럼에도 한 사람이라도 더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저는 그게 글의 생명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써야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매번 애를 먹네요.
저는 지금도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며 행복해하고 위로받고 있습니다. 저도 이렇게 누군가의 감정에 들어갈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늘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있고 싶습니다.
'처음'이라는 음절은 사람을 설레게 하는 재주를 타고 태어난 것 같습니다. 단어를 읽는 순간마저도 떨립니다. 그런 까닭에 처음이 한 번뿐이라면 얼마나 아깝고 귀한 순간일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제게 처음은 늘 지금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무엇으로 시작할 건가? 이 철학적인 질문을 받고 한동안 내가 지금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해 봤습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공복 상태의 기분이 좋습니다. 오히려 비었을 때 정신적 포만감은 극대화된다는 걸 매번 느낍니다. 그 상태에서 조금씩 채워 나가면서 오늘 내가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무엇으로 시작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매일 눈을 떴을 때 아무것도 아닌 상태에서 시작하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무엇인가가  되기보다는, 무엇인가를 갖기보다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지금, 이 순간 시작이란걸 해 봅니다. 그래서 모든 순간을 제 것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아무리 생활권이 가까워졌다 해도 수도권에서 완도는 멀다는 느낌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완도신문을 읽다 보면 완도군민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재미도 있습니다. 신문이 재미만 따지면 안 되지만, 완도신문은 재미를 적절하게 섞어 놓아서 좋습니다. 지금처럼 군민의 목소리를 흘려 듣지 않고, 군민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바라는지 전국 방방곡곡 전달하는 신문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김지민 수필가

 

누군가 완도신문으로 위로 받는다면

글은요, 쓸수록 어려워요.
잘 쓰고 싶은 욕심이 큽니다. 손끝 힘을 빼는 데 날밤을 샙니다. 데드라인이 닥쳐서야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끕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좌우명을 되뇌며 매순간 최선을 다합니다. 작은 바람에도 뒤척이는 가을 밤이 왔습니다.
조심스럽게 자작시로 지금 이 순간을 시작합니다.

커피나무

사랑을 하고도 만날 수 없어
속을 태우는 
나무가 되었다

사랑을 하고도 말할 수 없어
달달 볶이는
열매가 되었다

우연히 뜨거운 시가 내게 왔습니다. 한 여자가 바닷가에 빠져 죽으러 가서 모래 위 작은 꽃게와 정신없이 노느냐 죽을 생각을 그녀가 잊었습니다.
시가 처음 그렇게 내게 왔습니다.
어느 하늘 아래 누군가는 완도신문에 올라오는 사람사는 이야기로 위로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살아낼 것입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이의숙 필수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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