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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바다 해조류 9%면 탄소중립, 완도가 모델”

신우철 완도군수/창간특집인터뷰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9.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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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사장의 아들이 납치됐다. 납치범들은 2백만달러를 요구했다. 하지만 항공사 사장은 오히려 4백만 달러를 납치범들에 대한 현상금으로 내놓았다.
영화 멜 깁슨이 주연한 ‘랜섬’(Ransom).
과연 아버지로서 납치 당한 아들의 안위는 생각치 않고, 되레 납치범들이 요구한 금액보다 2배 많은 현상금을 내건 것이 올바른가에 대한 물음. 
영화 같은 결론이었지만, 결국 아들을 구해냈는데, 드라마틱한 내용보다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건, 무엇이 더 아들의 안위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를 판단 내리는가다.
지도자라면 이러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 
모든 것이 막혀 있다. 마음 먹은 것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노력하는 것에 비해 세상은 당신을 알아주기는커녕 되레 비난한다. 지금, 완도의 상황이 딱 그렇다. 
그동안 1차 수산물의 생산성에 대해 누누이 말해왔지만, 어민들의 입장에선 피부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설상가상, 과잉생산은 소비하락으로 최악의 전복값, 일본 원전오염수 방류, 이어진 고수온까지. 완도 수산업이 최악의 상황으로 귀결돼 가는 모습이다.
이대로 간다면, 수산물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소수의 특출난 이들만이 살아남겠다. 그건 시장이지 정책이 아니다. 정책이란 격차를 줄일 묘책을 찾는 일이다.
지난 18일 선상에서 이뤄진 인터뷰. 
창간인터뷰를 현장으로 결정내리면서 당초엔 전복 판매 1일 알바를 요청했었는데 캔슬(취소). 그렇다면 추석을 맞아 외지로 나가게 될 택배 전복의 종고라도 시켜보자는 취지에서 노화 택배현장을 요청했다. 
배를 타고 노화 택배 집결지로 가는 내내 이곳 저곳 전화로 분주한 신우철 군수. 전화가 끝나자, 신 군수는 "코로나 이후 세계적인 이슈는 기후변화"라면서 "앞으로 인류가 직면한 최악의 상황에서 완도의 해조류가 희망이 될 것이란 확신이 있다"고 했다.
그러며 "세계 바다의 9%가 해조류로 채워질 수 있다면, 인류의 탄소중립은 그것으로 끝이 난다"

큰 성과가 없어서인지 크게 부각되진 않았지만, 그동안 완도군에서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인공위성이 포착한 완도군 해조류 양식장 인공위성 사진을 소개하며 완도군 해역은 해조류양식에 적지로써 양식과정에서 담수나 비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을 게재한 것을 최대한 활용하며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 
신우철 군수는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우리나라 연안의 해조류들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가 연간 최대 3백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협약은 지상에 있는 식물들만 온실가스 저감식물로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에선 해조류도 기후변화협약에서 온실가스 저감식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제협력을 추진해 우리나라의 CO2 저감의무가 부담되는 감축량에 해조류 사업을 통해서 우리나라가 감축해야될 의무부담량을 최대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박진 장관은 "NASA에서 소개한 완도해조류 산업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하며 NASA의 관계자를 초청하여 완도 해조류양식현장을 직접 소개하고, 공동연구를 제안하는 방향이 좋겠다“고 말하며 협력할 것을 전했다.
신우철 군수가 내놓은 대안은 에너지와 기후변화의 상관관계로 해상풍력이 진행되는 곳에 해조류를 조성한다면 에너지도 얻고 탄소중립까지 실현할 수 있다는 것.
말은 안했지만, 그 심중엔 다시 맺게되는 세계기후협약의 거처로 완도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듯 보였다.
또 하나 강조했던 것은 국내 소비부진을 우려한 해외수출이었다.
신우철 군수는 ”세계 수산물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각국을 갈 때마다 공항에는 일본 스시 사진이 도배를 하고 있는데, 국내의 경우 수산 소비가 역대 최저다. 결국 눈을 돌릴 곳은  해외다. 앞으로 일본수산물을 기피하게 돼 있다. 그곳에 K씨푸드, 우리의 완도 수산물이 채워 갈 것이다“고 했다.
그동안 미국, 호주, 베트남, 라오스 등지에 해외시장 개척단을 꾸려 많은 성과를 거양하고 있다고. 

특히, 장보고한상 어워드 수상자의 영향력을 실감하고 있는데, 올해로 16개국 44명의 수상자를 배출, 이들 모두는 전 세계에서 내놓으라하는 기업가. 완도군의 홍보대사는 물론 완도특산물 수출의 개척자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고. 신우철 군수의 또 다른 고민의 키워드는 치유였다. 완도만이 가지고 있는 비교우위 자원을 어떻게 특성화시켜 나갈 것인가. 신 군수는 “우리지역의 장점을 우리는 잘 모르고 넘어가지만 방문객에게 완도를 설명하고 현장에서 안내하다보면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는 가라는 반문을 듣곤 한다”고 했다.
그러며 “해양치유와 산림치유, 그리고 섬마다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한 테마 치유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유일의 치유의 섬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우선해 신지면 해양치유센터와 문화치유센터, 기후치유센터, 청산해양치유공원 등을 중심으로 해양치유산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고, 이와 연계해 국립난대수목원과 산림치유단지, 해안치유의 숲을 중심으로 산림치유 공간을 마련해 해양과 산림치유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치유 섬을 완성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섬마다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을 소재로 청산도 범바위를 중심으로 치유, 보길 예작도 예술섬의 예술치유, 정도리구계등과 예송 갯돌해변 등을 소재로 소리치유" 
"윤선도 유적을 활용한 문학치유, 장보고․이순신․항일운동 역사를 소재로 한 역사치유, 금일․금당․생일․청산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소재로 한 경관치유, 전복․해조류를 활용한 음식치유 등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따라할 수 없는 차별화된 테마별 치유공간을 마련해 가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일에는 세계은행 관계자들이 완도의 미역·다시마 양식장을 둘러보기 위해 먼저 신우철 군수를 면담했다. 이들은 해조류를 양식하는 국가 중 유일하게 식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기술과 종자 개발의 도움을 요청하려고 찾아왔다.
그들은 해조류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신우철 군수 또한 차근차근 설명을 이어 나갔다. 많이 들었던 완도 바다에 깔린 맥반석부터 해양치유 해양바이오에 대한 이야기까지, 엑기스만 쏙쏙 빼주는 설명. 
이들은 개발도상국에 자금을 지원해 이를 통해 선순환경제를 이루는 것이 목표로 그 많은 상품 중에서 해조류가 과연 개발도상국에서 매리트가 있는가였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통역사에게 신분을 밝히면서 통역을 부탁했다.(이어지는 말은 기자로서의 말이 아니었다. 데스크라 밝힌 건 데스크의 말을 더 신뢰할 것 같아서였는데 이제 이들을 두 번 다신 볼 수 없다. 그들을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 또 어떻게하면 완도수산물이 세계화가 될까를 생각해 꺼낸 말이었다) 
"신우철 군수는 행정가(정치가)인 것 같지만, 아니다. 수산업 현장 경험이 30년 이상이다. 수산업의 위기를 내다보고 해양치유와 해양바이오를 군정과제로 삼아 수산의 게임체인저를 꾀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 기후변화가 세계적 화두가 될 것을 내다보며 미국을 움직여 해조류를 탄소중립에 활용하기 위해 접촉 중이다" 
"수산물의 수출에 눈부신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대한민국 246여개의 지자체 중 이러한 해외수출은 완도가 유일하다. 그것도 천이백년 전 해상영웅 장보고를 팔아서.”
“해양과 수산 분야의 학술적 부분에서도 세계적 석학에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너희들의 성패 여부는 시스템이 아니다. 그 시스템을 정립하고 운영할 혁명가가 필요하다. 그는 해조류의 혁명가다. 전세계 바다의 9%를 해조류로 도배하려고 하지 않느냐! 그의 의견을 존중해라"


김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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