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평범한 삶?

#나김지현
#완도가생각날때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9.22 09:5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은 참 잔인한 말이라고. 
어리더라도 아프지 않아도 되고, 중년도 아플 수 있는데 이 한 문장으로 많은 사람들을 뭉개버린다며 말이다. 맞는 말이다. 아프지 않아도 되는데, 아파도 되는데 왜 ‘청춘’이라는 말로 모두를 괴롭히는지. 
어렸을 때는 빨리 나이 들고 싶었다. 어른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누리고 싶었고, 학생이 해야 하는 일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성인이 되니 다시 어려지고 싶었다. 어렸을 때는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 책임감을 버리고 싶었고 그때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되찾고 싶었다. 
어른들은 ‘젊을 때가 좋지.’라고는 한다. 내가 필사적으로 피하고 싶은 그 젊은 때를.
 그럼 도대체 언제쯤 현재의 나를 좋아할 수 있을까. 늘 고민했다. 그리고 이어진 생각은 ‘내가 왜 현재를 필사적으로 피할까?’였다. 정답은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미리 걱정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나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도 미래의 나에게 일어날 일들만 두려워하니 현재도 미래도 두려움만 가득하다. 
방학동안에는 무슨 자격증을 따야하지? 졸업하고 나면 취직할 수 있을까? 세상사람들이 말하는 평범한 삶이란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내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은가?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평범한 삶은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다. 더울 때나 추울 때나 지키고 있는 나의 집,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월급, 나를 사랑해주는 연인. 이렇게 평범한 삶을 갖는 것이 어렵다면 평범하지 않는 삶 역시 어렵지 않으니 한번쯤은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평범한 삶’을 사는 것만이 정답이라는 세상 속에서 성장한다. 
그래서 우리와 다른 선택을 하는 이들과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을 배척하고 손가락질한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 새로운 것은 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두려움과 마찬가지인 것이니깐. 하지만 그 ‘평범’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모든 것들을 지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새로움이 당신의 ‘평범’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록 누군가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것이라도 말이다. 
결국 세상의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틀에 스스로의 가능성을 가두는 선택은 최대한 피해보자는 것이다. 평범하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는 당신에게 그것이 평범이 될 수 있고, 평범하다고 하는 것이 당신에게는 평범하지 않을 수 있다. 세상 모든 것을 양분 삼아 성장해보자는 것이다. 비록 당신의 뿌리가 오래 됐든 오래되지 않았든. 오늘도 시를 올리며 글을 마치겠다.


김지현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