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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서 결혼 20주년 한국여행 이들은 어떻게 완도를 알아봤을까

읍면소식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9.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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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이었다. '영국인 부부가 이 머나먼 섬에 여행을?' 하며 나도 모르게 놀랐다. 경쾌하게 웃으며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나보다 더 경쾌한 목소리로 캐나다에서 여행을 왔단다. "우리는 결혼 20주년을 맞았다. 그래서 특별히 결혼 기념 여행차 한국을 선택했다. 아름다운 완도로 여행을 왔다. 여행을 더 하고 오후에 여수로 떠날 예정이다."  
언제부터인가 전남 여수가  다국적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그 이유가 지혜로운 홍보 효과이다. 완도, 청산도, 금당도, 고금도, 보길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미스코리아 출신이 예쁘다고 하는 건 대중에 알려져서 그렇다. 살아오면서 미스코리아 진보다 훨씬 예쁜 미인을 많이 봤다. 완도 사랑에 빠진 내가 완도를 여수 이상 글로벌하게 알리는  홍보대사를 할까? 
전국의 지자체가 세금만 쏟아붓고 헛발질하는 곳이 많던데 여수는 홍보로 톡톡히 재미를 보는 대표적인 곳이다. 캐나다 부부가 대한민국의 숱한 관광지 중 어떻게 완도를 알았는지? 왜 특별히 완도까지 여행을 왔는지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러나 서로 갈 길이 바쁜 일정 때문에 간단히 몇 마디 나눈 게 아쉽다. 전국의 3천 개 넘는 섬 중에서 수백 개의 유인도가 있다. 완도군은 모든 걸 다 갖춘 축복의 섬이다. 경이로운 완도를 여행하기 위해 캐나다 부부는 렌터카(rent-a-car)를 빌렸다. 종이 지도까지 손에 들고 있었다. 내가 지인들에게 나눠주려고 가지고 온 비타민 스틱을 통째로 줬다. 그들은 한국을 더 행복하게 기억할 것이다.
나더러 "당신과 영어가 통하니 너무 좋다"라며 영국인들이 취하는 특이한 제스처를 보였다. 그러면 그렇지 국적이 캐나다이지만 그들의 뿌리는 영국계였다. 같은 백인이어도 국적에 따라 제스처가 다르고 미묘한 차이가 있다. 영어 악센트와 표정 그리고 양손의 움직임 폭이 넓거나 좁다. 완도가 아름다운 것을 알지만 20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아 영국계 캐나다 사람이 찾은 건 놀라운 변화이다. 
조선시대 말 전남 거문도를 찾아온 영국 군인들 못지않게 특이하고 진기한 방문객이다. 언어가 안 통해서 겪었을 불편함이 짐작된다. 그 부부가 나를 그리 반색한 게 다 이유가 있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그들에게 현지 사람들인 한국인과 대화를 하고 싶어 한다. 낯선 사람들과 이야기 하기를 즐긴다. 특히 여행 중 대화하는 걸 좋아하는데 한국에서 그러지 못하니까 매우 안타까워한다. 영어든 불어든 대화가 되면 좋아한다. 내가 어느 때는 전 세계 주요 언어 대략 8개 나라,  100마디씩만이라도 문장을 익히고 싶다. 그들은 내게 완도에서 특별히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을 물었다. 캐나다나 다른 나라에도 산이나 해변 등 한국보다 아름다운 곳은 널려 있다. 그래서 전 세계 어디에도 없고 오직 완도에서만 볼 수 있는 곳을 골라서 추천했다. 개관한 지 얼마 안 되는 장보고기념관에 가보라고 권했다. 완도를 두루 둘러보며 예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장보고 박물관이 가장 효율적으로 잘 해 놓은 걸 느꼈다.
단풍이 멋진 곳! 선진국이고 국토 면적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캐나다, 각종 자원이 넘치며 청정지역답게 존재 자체로 아름답다. 특히 단풍은 압권이다. 국기에 단풍이 그려져 있지 않은가? 이민이라도 가고 싶은 나라에 속한다. 캐나다 사람들도 유쾌하고 친근감이 넘친다. 한국에서 여행하며 "어디서 오셨어요?" 하면 일단 위아래로 훑어본다. 서로 반갑게 웃으며 대화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그립다. 

글 | 체리 이연실 님
career/여행작가 CIC 컨설팅 대표 글로벌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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