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기장수 설화, 둘째라면 서러울 아름다운 마을

예송리 마을 앞의 진매잭이라는 섬 부부이야기 전해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10.26 15:52
  • 수정 2023.10.26 16:0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완도에서 아름답기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울 마을이 있다.
보길도의 남쪽에 자리한 아기장수 설화로 유명한 보길면 예송마을이다.
옛날 예송리 마을 앞의 진매잭이라는 섬에 부부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부인이 바닷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푸른 구슬이 떨어지자 그 구슬을 주어 집에 있는 애기에게 줄려고 입에 물고 집에를 가는데 발을 헛디뎌 그만 그 구슬을 삼켜버렸다. 이후 부인의 몸에 이상을 느끼고 생명이 잉태되어 아기가 태어났다.
걷지도 못하는 그 아기는 부모가 바닷가로 일을 나가면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집안일을 다 해놓았다.
걷지도 못하는 아기가 아무도 모르게 집안일을 해 놓는다는 이야기가 소문이 돌자 모두가 불안해하여 아기를 죽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부모는 아이를 절구통에 넣어 죽였다. 그러자 예송리 마을앞에는 기(旗)가 세워진 섬이 생겨나고, 비가 오는 날이면 그 섬에서는 둥둥둥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고 한다.  

예송리 마을은 뒤로 적자봉(赤紫峰. 425m)을 주산으로 광대봉(廣大峰. 310m)이 감싸 안은 보길도의 남쪽 해안에 위치한 마을로 톳과 미역을 비롯한 해조류의 양식어업과, 자연산 어패류의 채취가 활발하고 최근에는 전복양식을 생업으로 살아가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자 완도군을 대표하는 사계절휴양지로, 여름철 피서와 겨울철 일출이 아름답기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예송리 마을을 길게 감싸며 펼쳐져 있는 완도예송리상록수림(莞島 禮松里 常綠樹林)은 예송리 마을을 바다 바람으로부터 막아주는 방풍림으로 지난 1962년 천연기념물 제 40호로 지정되었다. 구전에 의하면 예송리 상록수림은 약 300년 전에 이곳에 정착한 주민들이 해풍과 태풍을 막기 위해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현재는 길이 740m, 폭은 30m쯤 되는 반달모양의 매우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수백년을 살아온 곰솔과 동백이 숲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며 해풍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고 있다.
이밖에도 숲을 이루고 있는 식물들은 후박나무, 메밀잣밤나무, 구실잣밤나무, 참가시나무, 붉가시나무, 생달나무, 까마귀쪽나무, 우묵사스레피나무, 종가시나무, 섬회양목, 송악, 팽나무, 누리장나무, 졸참나무, 상동나무 등이 서식하고 있다.
환경적으로 예송리의 상록수림은 강한 바닷바람으로부터 마을과 농경지를 보호하는 방풍림의 역활은 물론, 숲에서 제공하는 유기물이 풍부하여 물고기를 불러모으는 어부림(漁夫林)의 구실도 톡톡히 하였다. 노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1960년대까지 5월에서 8월까지 조기때가 마을앞까지 회유하면 주민들이 조기를 잡고 이를 굴비로 만들어 삼천포나 마산까지 판매를 했다고 한다. 

이러한 숲의 순기능은 문화적 가치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가치도 매우 크다.
또한 숲 앞에 펼쳐진 청환석(靑還石) 짝지는 사계절 해조음을 들려주고 특히 여름철에는 자연을 즐기려는 수십만의 피서객들이 전국에서 찾아오는 피서지이며 겨울철에는 일출이 아름다워 바다에서 붉은 빛을 토하며 솟아오르는 해를 담기 위해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예전 마을 사람들은 음력 4월 12일 해신제(海神祭)를 올렸으나 지금은 정월 초 하루날 마을의 당제와 통합하여 해신제를 올리고 있다. 
정월 초하룻날 올리는 바닷가 당제에서는 마을 사람 중 후손이 없어 제사를 받지 못하는 영혼을 위해서 한사람 한사람의 신위(神位)를 모시고 진설하여 명복을 빌며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무사안녕(無事安寧)을 기원한다.
예송리의 노인들에게 이 상록수림은 장림(長林)으로 불리곤 한데 그 유래는 알 수 없으나 아마 숲이 마을을 감싸고 좁고 길게 띠를 둘러서 부르지 않나 생각된다. 

                       

유영인  다도해해양문화연구원 원장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