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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드넓은 바다 같은 우리의 뇌 이해해 볼까요

김약사의 藥 이야기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12.07 15:44
  • 수정 2023.12.0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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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약사입니다. 오늘은 우리 일상에 중요한 주제인 '치매'에 대해 함께 알아보려고 합니다. 마치 바다의 파도가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거칠게 우리 삶에 다가오듯, 치매 역시 우리 삶에 여러 변화를 가져옵니다. 그럼 우리 뇌를 우리 터전인 바다로 생각해 볼까요?


일단 우리 뇌를 물고기가 풍부한 바다로 생각하고 바다를 터전으로 삼고 사는 물고기를 우리의 기억력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치매는 마치 바다 속 물고기 떼가 서서히 사라지듯, 우리의 기억력과 사고력이 점차 희미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주로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지만, 뇌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기도 합니다. 가장 흔한 치매가 바로 그 유명한 알츠하이머 치매로, 마치 바다에 뜨는 쓰레기로 인해서 바다가 오염되어 물고기가 서서히 사라지듯 독성 단백질로 인해 뇌세포가 점차 손상되면서 나타납니다. 우리 뇌에 생성되어 뇌세포를 파괴하는 쓰레기 같은 치매 원인 물질이 의학적으로 베타아밀로이드라고 불리는 독성 단백질입니다. 또한 그물이 잘 정돈된 어장은 물고기가 잘 살아가지만 그물이 엉키고 꼬인 어장에서는 물고기가 살 수 없듯이 정상적인 타우단백질은 뇌세포의 구조를 유지하고 영양소가 원활하게 이동하도록 돕지만 변형된 타우단백질인 탱글은 알츠하이머를 불러 옵니다.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 알로이드 알츠하이머가 학회에 처음으로 환자를 보고하여 알츠하이머 치매라고 불리며 치매의 약 70%정도 차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약 20% 정도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바다의 조류가 갑자기 바뀌듯 뇌의 혈류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며 뇌경색이나 뇌출혈 같은 뇌졸중 증세에 의해 갑자기 치매가 진행되는 경우입니다. 


그 밖에 5% 정도 차지하는 루이소체성 치매는 마치 바다의 생태계에 중요한 해조류나 플랑크톤이 지나치게 번식하면 바다 생태계에 해를 끼치는 것처럼 뇌의 신경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에 도움을 주던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치면서 루이소체라는 이상한 단백질 덩어리가 생겨나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5%가 전두측두엽 치매로 머리 앞면과 옆면의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기억력이 감퇴되어 오는 치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치매의 대부분은 베타아밀로이드 또는 타우단백질이 변형된 탱글이라는 독성단백질이 뇌에 쌓여 뇌세포 손상으로 오는 알츠하이머 치매이고 그 다음으로 뇌의 혈류에 문제가 생겨 오는 혈관성 치매 그리고 적긴 하지만 비정상적인 루이소체라는 단백질이 생겨 오는 루이소체성 치매나 전두측두엽 치매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 삶의 터전인 바다를 통해 이해하니 조금은 와닿을까요?


치매로 가는 길은 어선이 바다를 항해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약간의 방향을 잃음(건망증)에서 시작해, 점차 항로를 벗어나는 경미한 상태의 경도 인지 장애를 거쳐, 결국 바다 한가운데서 길을 잃는 치매에 이르게 됩니다.
오늘은 치매 치료 중 주로 알츠하이머 치매에 사용되는 두 가지 주요한 약물인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와 NMDA 수용체 길항제에 대해 좀 더 쉽고 풍부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이 두 약물은 마치 우리가 바다에서 배를 조종하고 항해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도구들과 같습니다. 그럼, 이 약물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는 우리 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세틸콜린'이라는 화학물질을 보호하는 약물입니다. 쉽게 비유를 들어보자면, 마치 바다에서 물고기 먹이가 분해되지 않도록 해 물고기 먹이가 풍부하게 되어 물고기가 바다에서 오래 머무르도록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 뇌에서 아세틸콜린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약물은 아세틸콜린이 너무 빨리 사라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이 약물에는 도네피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과 같은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약물이 다양한 상품명으로 나와 있고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기억력과 사고력의 감퇴를 막아줍니다.


다음으로, NMDA 수용체 길항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약물은 뇌의 'NMDA 수용체'에 작용합니다. 
용어에 영문이 들어가 어렵게 느껴지는데 NMDA 수용체는 'N-메틸-D-아스파테이트 수용체'의 줄임말로, 뇌 신경 세포의 한 종류로 흥분성 신호를 '받아들이는 곳'입니다. 이 수용체는 뇌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글루타메이트'라는 흥분성 화학물질에 반응합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이 글루타메이트를 포함하여 다양한 원인 물질에 의해 이를 받아들이는 NMDA수용체가 과도하게 활성화 되면서 신경세포의 손상으로 이어져 치매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방해하는 약물이 NMDA수용체 길항제입니다. 이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마치 적당한 파도와 바닷물의 흐름은 물고기들이 잘 살게 해 주지만 너무 강한 파도와 물의 흐름에는 물고기도 살기 어렵고 배도 방향을 조절하기 힘든 것과 같습니다. 


NMDA 수용체 길항제, 특히 '메만틴'이라는 성분은 글루타메이트의 활동을 적절히 조절하여, 뇌가 너무 많은 활동에 의해 피로해지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이 두 가지 약물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에 매우 중요합니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는 뇌의 메시지 전달 시스템을 강화하고, NMDA 수용체 길항제는 뇌의 과도한 활동을 조절합니다. 이것은 마치 바다에서 물고기가 잘 살아가고 항해하는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치매의 종류와 치료 약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식단도 치매 예방에 중요합니다. 콩으로 만든 음식이나 달걀 노른자에는 뇌에 좋은 레시틴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마치 좋은 미끼가 풍부한 바다에서 물고기가 잘 자라듯, 이러한 음식을 평소에 잘 먹으면 뇌 세포막을 건강하게 하고 뇌신호전달을 촉진하여 뇌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치매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올 수 있으며, 유전적 요인도 작용합니다. 마치 바다의 큰 파도가 때때로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는 것처럼, 치매도 갑작스럽게 우리 삶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치매에 대해 이해하고, 올바른 관리를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다가 우리의 삶에 평화와 풍요를 가져다주듯, 우리의 마음과 기억도 건강하게 지키려 노력합시다. 여러분,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김원국 
약사/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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