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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금일읍장 발령 받으면서 주민을 부모님처럼 섬긴다 다짐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4.01.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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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일 금일읍장 부임후 마을 경로당을 방문하여 어르신들에게 소안도 촌놈 인사하러 왔습니다. 하고 다닌지 벌써 한달 ! 
관내 기관단체에도 신고식을 하였고 좀 더 주민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장소가 어딜까 고민 하던중 금일 소랑도에서 완도군청까지 하루 한번 운행하는 버스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주민들 속으로 들어가기로 하였다.

 

과거에는 금일 출신 버스 기사가 있을 때에는 금일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금일 출신 버스기사가 없어 완도군청앞에서 아침 5시 20분에 출발해 약산 당목을 거쳐 금일 소랑도에 8시 15분경에 도착한다.
버스를 타시는 주민들께 신고식을 하기 위해 8시 25분 소랑도를 출발하는 버스에 쌍화탕을 들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타시는 어르신들에게 “새로온 금일읍장입니다”라고 인사하고 “어머니 추운디 쌍화탕 하나 잡수씨요!”라고 전하며 주민들과 대화를 이어 나갔다.
달나라에도 가고 해외여행도 자유로운 시대이지만, 시골의 어르신들에게 유일한 이동 수단인 버스다. 


버스에는 어릴 적 친구와 옆동네 형님, 언니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고 정보의 교류가 이어지는 소중한 공간이다. 
또 매일 병원에 다니신다는 어르신은 완도군의 무료버스 운행에 무척이나 고마워하였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병원방문을 위해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그 중 한 어르신께 어디가시냐고 물어보니, 완도읍 5일장에 가신다며 이 버스가 금일에서 완도군청까지 운행해 옆 동네 친구들과 한달에 한번은 이 버스 타고 완도읍으로 놀러 다니신다고 자랑하신다.
버스는 무료 운행하고 있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버스정류장은 노후되어 어르신들이 추운 날씨에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은 짠하게 전해져 왔다.


버스 정류장 또한 시골에선 훌륭한 문화공간인 것 같다.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쉼터이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으로 쾌적한 공간으로 개선해 나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마을별로 설치된 버스 정류장은 관광객에게는 그 마을의 역사와 현재를 알 수 있는 곳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에 타신 어르신들을 보니 현재 소안도에 있는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금일읍장으로 발령받으면서 가슴속에 새긴 다짐은 금일읍 주민들을 내 부모님처럼 섬기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기 위해 많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마을 경로당은 벌써 3번째 방문하여, 처음 방문했을때는 와따 젊은 읍장이 오셨네, 어디서 왔소라고 물어보면, “저 소안도 촌놈입니다”라고 답하며 어머님의 손을 꼭 잡았다.


지금 방문하면 “읍장님 바쁜디 머하러 또 왔소” 하지만, 얼굴에는 반가운 기색이 가득한 게 한달에 한번은 인사드리러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버스를 타고 금일읍사무소에 돌아왔을 때 기억에 남는 것은 어머니들의 손은 거칠지만 마음이 참 따뜻해진다는 것.
역시나 마음이다.


다음 탑승자는 이번에 저와 같이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해 보길면으로 발령받은 이양일 면장입니다.

 

김용식 금일읍장/버스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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