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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서도 패총 해양문화유산 가치 높아••• 國박물관, 완도 빛낼 제 1호 유적 (12)

완도의 장수도, 제주의 사수도 영토분쟁 (12)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4.02.02 07:28
  • 수정 2024.04.1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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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여서도
하늘에서 본 여서도

 

패총은 해안가에 살았던 사람들이 먹고 버린 어패류와 각종 생활 쓰레기가 오랫동안 쌓여 만들어진 유적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패총은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쓰레기 매립장이다. 


조개껍질의 석회질에서 나온 탄산칼슘은 산성토양에 취약한 어패류와 동물의 뼈 등 다양한 유기물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무수한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은 쓰레기 더미에서 선사시대 고대인의 역사와 문화, 그들이 살았던 자연환경이 그대로 남아서 패총을 타임캡슐로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600여 곳에서 패총이 발견됐으며, 어패류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인 서남해안과 섬 지역에서 주로 조사됐다. 대량의 조개껍질로 이루어진 패총은 그 자체가 갖는 특수한 환경 때문에 선사시대 고대인의 생활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지난 2008년 목포대학교박물관이 ‘완도 여서도 패총 특별전’을 개최했다. 특별전에서는 지난 2005년 완도 여서도 패총 학술조사 중에 출토한 유물을 전시했다.


여서도 패총은 신석기시대 전기에 속하는 유적으로 그곳에서는 토기와 석기, 골각기가 다량 출토됐다. 이것은 신석기시대 초기부터 여서도에 고대인이 정착해 살았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여서도 패총에서는 골각기가 436점이나 출토됐다. 우리나라 신석기시대의 다른 유적과 비교할 때 그 수량이 매우 압도적이다. 유적의 절반 이상이 어로도구인 것은 사수도 해역에서 바다를 터전으로 살았던 고대인의 생활상을 추론하기에 충분하다. 

 

 결합식 낚시 바늘
 결합식 낚시 바늘
 패총에서 발견된 유물

 

여서도 패총유적 발견으로 완도의 외딴섬을 어업전진기지로 발판삼아 해상활동과 어로행위를 펼쳤던 신석기인의 생활상이 화재를 모았다. 도서지역에서 발견된 선사유적이 비교적 적었기 때문이다. 이어, 지난 2020년 목포대박물관은 ‘조개와 사람의 시간, 패총에 묻다’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확대해 선보였다. 목포대박물관과 부산대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연합 순회전으로 진행한 것.  


전시장에는 신석기시대와 철기시대를 대표하는 김해 수가리의 패총, 완도 여서도 패총과 해남 군곡리, 사천 늑도 등에서 출토된 패총 유물을 선보였다. 바다를 주 무대로 해양생물에 의지하고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과 그들의 식생활을 살펴보면서 해양자원을 이용한 삶의 방식과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전시기획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정작 문제는 고대유적에 관한 어떤 것도 완도군이 연구는커녕 자랑삼아 어디에 내 놓지도 않고 자료집 속의 활자로만 갇혀 있다는 것. 이것은 지역사회가 해양문화유산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지금 완도군은 국립해양수산박물관 유치로 들뜬 분위기다. 국립박물관이 들어서면 무엇으로 지역의 가치를 채울 것인가? 완도군 각 도서에서 발굴한 선사의 유적이 그때는 빛을 볼 수 있을까? 장보고시대로만 국한된 완도군의 해양문화가 재조명 받을 수 있을까? 여서도 패총에서 발굴한 고대유적이 박물관을 빛낼 제 1호 유물이 될 수 있을까? 지역의 문화자원을 학술적 가치로 높이 평가 받는 세계 해양문화유산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런 모든 상황이 바람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서도와 추자도 사이 완도의 바다에는 사수도가 있다. 선사시대부터 사수도 해역에서 고대인류는 어로행위를 활발히 펼쳤다. 여서도 패총에서 발견한 동물 뼈를 갈아서 만든 다량의 결합식 낚시 바늘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완도군의 문화시설이나 박람회장 어디에도 지역의 문화자원을 홍보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완도군은 해양문화와 관련한 인류고대사의 중요성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가? (계속)


         

정지승 문화예술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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