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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치유 1번지, 완도를 세계에 알리겠다”

송가인을 넘어서, 고금면 가교리 배수진 배수린 배수아 국악신동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4.02.0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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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영혼이 오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내 모공을 뚫고 들어와 내 가슴이 이토록 쿵쾅쿵광 뛰는 것일까요? 
보이지 않는 소리의 알갱이들이 얼마나 오랜 세월, 얼마나 자주, 얼마나 켜켜히 쌓여 있었길래, 내 오장육부를 뚫고 와 애간장을 다 녹일까요?


얼마나 오래도록, 얼마나 정성스러웠으면, 나는 당신의 그 순간에서 멈춰 서 있을까요? 


그 소리는 마치 한 마리 나비가 나풀거리며 꽃잎 위를 나는 듯하니, 또 하나의 나비가 날아와 서로의 몸에서 비단실을 빼내 듯 조응하는데, 첫눈이 내리는 날에 하얀 눈발을 휘감고서 비엔나왈츠를 추는 듯하다. 

맨 오른쪽이 배수아 양.
맨 오른쪽이 배수아 양.

 

고금면 네이버밴드에 올라 온 소식 중, 이웃돕기 성금을 내는 생기발랄한 3자매의 모습, 그냥그냥한 일 같겠지만 마음이 그냥 가질 않는다. 묻기라도 해보자. 


고금면 가교리에 출신의 세 자매(배수진, 배수린, 배수아)는 모두 국악 꿈나무라고했다. 
소리. 구전심수(口傳心授). 입으로 전해받지만 마음으로 터득해야 하는 세계. 그 세계를 가기 위해선 타인을 향한 열린 마음으로 내 안에 꿈꾸는 온갖 생명의 소리들, 그 소리 안에서 뜨겁게 숨 쉬는 숨결의 생명력이 당신에게 걸어 들어가게 하는 일이라. 


응원하는 마음이 일었는데, 세자매의 고향은 정인호 완도군청 인구일자리정책실장의 안태인 고금면 가교리. 그곳은 천자의 수레가 멈춘 곳이라는 뜻을 가질만큼, 영험한 땅으로 큰 인물이 탄생할 조짐이다.

 

 

배수진 양. 2012년 10월생. 고금초등학교 6학년(현재).


주요 약력을 보니, 2022 2023 서편제보성소리축제 초등부 소리부분 장려상, 2023 여수진남전국국악대회 초등부 최우수상, 2023 목포전국국악대회 학생부 소리부분 대상, 2023 남원 금파 강도근 전국 판소리 고법 경연대회 초등부 소리부분 최우수상, 2023 순천 낙안읍성 전국 국악대전 초·중학생부 소리부분 장려상, 2023 진도 전국 가무악대제전 초등부 소리부분 우수상, 2023 목사고을 나주 전국국악경연대회 초등부 소리부분 최우수상.


배수린 양은 언니보다 한 살 적은 연년생으로 11월생. 고금초등학교 5학년(현재).
2023 서편제 보성소리축제 초등부 소리부분 장려상, 2023 순천 낙안읍성 전국 국악대전 초·중학생부 소리부분 장려상, 2023 진도 전국 가무악대제전 초등부 소리부분 장려상, 2023 목사고을 나주 전국국악경연대회 초등부 소리부분 대상.


배수아 양은 17년 08월생. 고금초등학교 신입생(현재)으로 미취학 아동의 경우 대회에는 참가할 수 없어 주요 이력이 없다는데, 학년을 거듭할수록 기대된다.


세자매는 어릴 때부터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고 춤추기를 좋아했는데, 한국과 다른 나라의 수교기념 초청 공연에 소리를 하는 국악인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고. 


임시연 엄마. “수진이가 나도 저렇게 노래하며 우리나라의 음악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했어요! 그땐 그냥 웃어 넘겼었죠”
배수진 양이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인 고윤자 교사를 만나 동요를 부르며 동요 대회를 나가기 위해 연습하는 시간을 그리도 즐겁게 보냈다고. 


또 무대에 서면 전혀 떨리지 않는다고 선생님에게 말을 하곤했는데, 고윤자 선생님은 “아이들은 평생 음악인의 길을 가야 할 것 같다”며 조언해줬단다. 


이후 성악과 가야금 병창 등 취미로 시작하던 중, 수진 양이 정말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고 하여 선생님을 찾던 중 지금의 소리 선생님인 전지혜 선생님을 만났다고. 


수진 양이 초등학교 3학년부터 나주와 완도를 일주일에 2~3번씩 오가며, 현재는 세 자매가 함께 소리공부를 하고 있단다.


세자매의 주말은 대회와 공연을 하며 끊임없이 소리꾼의 길을 걷고 있는데, 일이 고되고 힘이 들기도 하지만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어려웠던 순간에 대해선 역시나 거리 문제. 일주일에 2~3번씩 완도와 나주를 오가는 일이란 정말 힘들었는데, 친구들과 놀고 싶을 때도 있었고 그냥 잠을 많이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소리에 매진하며 공부도 같이 한다는 점이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또, 대회에 나갈 때엔 컨디션 조절을 한다고 하지만, 너무 연습을 많이 하여 목이 쉬거나 대회에서 소리가 안나오면 큰 절망 속에 눈물이 나기도 한다고. 


그러나 전지혜 선생님의 “재주가 정신을 넘어서는 결코 안된다”는 예인의 태도에 대해 말해주어 고비를 잘 넘기는 법도 배웠고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모습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기뻤던 순간은 매일 같이 소리를 하러 갈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대상을 받은 순간과 자매 동반 수상의 순간은 너무나 뿌듯하고 감사했다고 했다. 항상 선생님이 알려준 소리를 무대에서 최선을 다한 후, 내려오면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하늘을 날아가 듯 기쁘다고 했다. 


또한 방선희(김주남 고금청년회장 사모) 이모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병문안을 와 “우리 수진이와 수린이는 할 수 있어! 오늘은 대상 받을 꺼야!” 그 말을 듣는데 모든 것을 다 얻을 만큼 기뻤다고. 


수린 양 “그날 목에서 소리가 안나왔어요! 단전에 힘을 주고 소리를 끌어 올렸는데, 결과가 최우수상이었습니다. 힘든 것을 이겨내고 최우수상을 받아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날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저 인생의 한 페이지가 되었죠”


고마웠던 사람은 너무 많아 헤아릴 수가 없는데, 항상 응원과 칭찬을 아끼지 않고 격려해 주는 이모들.


또 세자매 소리 선생님이자 국악인인 전지혜 선생님, “네 생애에 만나는 모든 걸 사랑하여 그 사랑이 소리가 될 때, 그때가 진짜 소리다”며 정말 존경하고 감사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더 열심히 배워 청출어람하는 제자가 되겠단다. 


또 “항상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불고 태풍이 불어도 수업은 빠지면 안된다고 운전해 주는 임시연 엄마와 배재권 아빠, 대회에선 매니저가 되어 목 관리, 스케줄 관리, 새벽에 출발해서 전국 방방곡곡을 다녀주신 자랑스런 우리 엄마, 짜증도 많이 내고 말을 안 들어도 항상 모든 투정을 다받아 주시고 늘 격려 해주시는 엄마, 아빠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소리하고 공부해서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할께요. 엄마 아빠 정말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에 대해 수진 양은 “진도엔 송가인이 유명한데요. 완도하면 배수진, 배수린, 배수아의 세 자매가 꼭 유명해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배워 성장하는 국악인이 되겠습니다” 


“그동안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항상 격려해 주시고 잘 될거라고 늘 응원해 주신 고금면사무소 고수영 면장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배움의 길을 가려고 잠시 완도를 떠나 광주에서 소리를 배우게 되었지만 저희 세 자매는 완도에서 나고 자란 자랑스런 완도의 딸, 꼭 성공해서 ‘해양치유 1번지 완도’를 세계적으로 알리도록 하겠습니다”고 포부를 밝혔다.


생의 틈 사이에 존재하는 어두운 미로.
나의 원자핵으로부터 출발해 저 우주의 끝까지 발산되는 대우주에 홀로 핀 꽃잎이여! 그 꽃 한송이를 피우기 위해 나는 다만, 내가 다할 수 있는 만큼 사랑하고 사랑할 뿐이라고. 그것이 천상과 지상을 넘어 모든 만물이 평온을 얻게되는 내 영혼의 득음, 꼭 이루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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