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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웃음, 어부인 질투 나겠지만 NASA와 美 초청받았다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4.02.0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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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건 같겠지만, 학자보다는 철학자이고, 철학자보다는 사상가다. 학자가 법률을 만든다면 철학자는 인간의 도리를 만들고, 사상(이념)은 법률 위에 한 나라의 헌법을 기초한다. 그래서 조선을 건국한 정도전이나 고려를 연 도선국사는 사상가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통합하는 것이 혁명가로서, 그의 혁명적인 사건 하나는 이후의 사회를 만든다. 그렇다고 보면, 예수와 싯탈타, 공자와 마호메트는 혁명가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세계적 화두는 기후변화로 이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이대로 진행된다면 전인류의 멸망은 앞당겨진다.
그런데 전세계 바다를 9%의 해조류가 차지하지 하게 되면 탄소중립을 이뤄 기후변화를 멈출 수 있겠단다. 혁명가적 발상이다.


언젠가 신우철 군수에게 (군수 재임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더니, 얼굴의 표정이 금새 어두워졌다. 잠시, 어색함을 깨고 신 군수가 “그럼 얼마나 남았냐?”고 되묻길래, 잘못 말했다간 인터뷰가 산으로 갈 것 같아 ‘하루를 천년처럼 쓰는 사람에게 남은 시간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그 말에 “하하하” 호탕한 웃음과 함께 경직된 표정을 풀어 보였다.


지난달, 미국 에너지부의 에블린엔 왕 원장이 완도를 방문했을 때, 왕 원장에게 ‘여기 신우철 군수는 해조류가 세계 바다 9%면 탄소중립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완도에 온 것보다 더 중요한 건, 해조류에 있어선 혁명가로 불리는 신우철 군수를 찾아 온 것. 바로 왔다. 환영한다’고 말하자, 혁명가란 소리에서 신 군수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1면 헤드라인 보도 이후, 신우철 군수와의 전화 통화. 신 군수는 왕 국장과 양식장을 동행하며 함께했던 소회를 밝히며 10여분 간 통화를 이어갔는데, 들뜬 소년의 웃음소리가 끊기질 않았다.


지난 6일, 조선대 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에서 가진 인터뷰 땐, 아직 혁명가는 아니라고 해줬다. 생각할 수 있는 건 몽상가이고, 그 생각한 바를 증명해 낼 때 비로소 누구나 인정하는 혁명가가 될 터.

 

사실, 그때의 심정은 어떡하든 왕 국장을 꼬셔서리(?) 완도의 해조류를 미국이 인정해주고 그 기술을 세계 기후변화 대응에 쓰게 된다면 그때가 혁명의 절정을 맛볼 수 있기에.

물론 그는 죽는 날까지 이 일을 마무리하려 노력할 것이다. 그 사명을 위해 직위가 필요로 할뿐, 직위를 탐해 그 일을 하려는 건 아니다.  


그래서 왕 국장에게 ‘지금 내 목소리가 떨리는 건, 기자 정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당신을 미인이라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운을 뗀 후, ‘여기 신우철 군수는 행정가이지만 행정가 이전에 어민과 동고동락하며 해조류와 전복에 대해 실증적 연구 결과를 이뤄냈고 해조류 논문을 저술했던 박사이면서, 3선의 행정까지 두루 섭렵한 인물이다. 만약 당신들이 이 일을 성공하려면 해조류 생산 기술보다도 신우철 군수를 들들 볶아서라도 이 일에 참여시키는 것’이라 해줬다.

 
그날 왕 국장을 홀리려던(?) 신우철 군수의 심정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진 속 저런 미소라면, 어부인께선 질투가 났을 수도 있겠지만 저 표정을 보자 무릎팍을 치게 되는 그래서 생각하길 ‘역시, 그 짧은 시간에 제대로 꼬셨구나!’ 싶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미국 NASA(나사)와 미국 에너지부에서 따로따로 초청을 받았다고 했다. 신우철 군수는 “에너지부에서 단체장의 초청에 대해 형식과 의전을 따지길래, (박물관 평가 때처럼) 나는 군 관계자다”고 했단다. 


그렇게 형식을 깨자, 내용으로 곧장 들어가 3월 초청. 그런데 워싱턴에 자리하는 별도의 두 기관에서 각자의 셈법으로 신 군수를 원하고 있는 모습인데, 바라던 바. 


미 에너지부에서는 신우철 군수만 오길 바랬는데, 이 소식을 접한 해양수산부 장관이 함께 가겠다고 했단다. 신 군수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했다. 지자체가 하는 건 한계가 있는 것이고 정부 차원에서 나서주면 일의 속도가 빠를 테니까. 보고 싶은 건, 그들의 양식 기술이 어디까지 왔나? 그것이라고 했다. 


거친 바다에선 해조류 양식이 쉽지 않다는 말을 하는 걸 보니, 아쉬운 건 그들 같아 보였다. NASA(나사)는 완도 해조류의 홍보매체로 쓰고, 미국 에너지부는 실무를 담당케 하겠다는 복안. 


대단하다. 그 말을 해줬다. NASA(나사)와 미국 정부의 핵심을 찌르는 발상, 이럴 때 쓰는 말이 밥태기 한 알로 잉어를 낚는다고. 


어디서부터 이런 발상이 시작됐냐고 묻자, 신우철 군수는 NASA(나사)에서 완도의 해조류를 소개했을 때 문득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NASA(나사)가 무슨 일로 해조류를 소개했을까? 우주개발은 현재진행형이지만 그 보다 급한 것이 기후변화.


신 군수는 “코로나 펜데믹이 끝나면 기후변화가 세계적 화두가 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국내 연구자료에서 해조류는 육상식물의 5배, 그런데 NASA에선 50배라 소개했다. NASA에서 근거없이 말하지 않는다. 철저한 확인절차를 거쳤을 것이고, 완도군청에 기후변화대응팀을 신설했을 때, 언젠가는 해조류가 이를 주도할 것이라 생각했다” 


오늘이 있기까지 첫예령이었고, 운이 좋았던 건 박진 외교부 장관과 빌레슨 NASA청장이 절친 관계여서 쉽게 풀린 점이 있었다고 했다. 
‘사진에서 보니 왕 국장도 미역을 먹는 모습이 보이던데 먹을려 하더냐?’고 묻자, 신 군수는 “처음엔 안 먹으려 했다. 그런데 내가 줄기 하나를 떼어 이렇게 먹는다고 시범을 보이자,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짜야할 미역과 다시마, 그리고 전복이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면서 더 먹으려고 하더라”


들뜬 신군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  ‘완도 바다의 암석은 미네랄의 보고인 맥반석이 쫘악 깔려 있다고 해줬나요?’했더니.


긍정의 말보다 빛의 속도 미소가 환해진다.


‘해상풍력과 해조류가 결합된 완도만의 독창적인 탄소중립 모델’에 대해 설명을 요청하자, 신우철 군수는 “지난해 유럽이 탄소국경세를 만들면서 이젠 대기업들이 친환경 에너지로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고관세를 물게 된다”


“정부 또한 친환경 에너지를 얻기 위해 해조류 양식허가를 늘릴 수밖에 없으며, 대기업의 친환경자본이 들어온다면 ktx(고속철) 또한 국가사업으로 유치하기가 더 용이해진다” “심해 양식기술 또한 버팀목이 되는 해상풍력과 결합되어야 용이해지고. 완도만의 해조류기술과 접목돼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이러한 모델을 팔 수 있다면 지역에 큰 자본이 들어오게 된다” 

 

 

‘미국이 완도해조류를 가지고 탄소중립에 기여한다면, 완도에서 세계기후협약도 가능하지 않겠느냐?’ 는 물음엔 확답하지 않았지만 신 군수는 더 큰 꿈을 확신하는 듯 했다.


좋은 지도자다. 모두가 사는 세상을 위해 자연스레 솟아나는 활력이란 고매한 인격의 진수로써, 동양으로 치면 인(人)이다. 


그가 왜 인(人)인가를 확신하냐면, 죽음으로도 깰 수 없었던 의(義)가 그 앞에서 쉽게 깨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의(義)를 깰 수 있는 건, 인(人)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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