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수많은 색감이 섞여 마침내 빛의 숨결이 더하니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4.03.15 08:3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호, 모네의 뮤즈였던 까미유의 이야기가 좋았다는 독자들이 있어 이야기를 좀 더 해가면, 까미유가 서른두 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뒤, 모네는 더 이상 인물을 그리지 않았다. 


이후 풍경화에 심취했는데.(사진, 최정욱 의원 뒷편의 모네 작품)
그녀의 떠난 후, 어떤 봄바람도 그녀의 손길보다 부드럽지 않았고, 어떤 뜨거운 여름도 그의 심장을 데울 수 없었다.

 

 

7년만에 처음으로 두 점의 인물화를 그리게 되는데, 카미유와 함께 걸었던 그곳, 
바람의 언덕. 전생애가 빛으로 달려왔던 눈부신 순간을 떠올리자 미친듯 그녀를 그렸다. 마지막으로 눈을 그리기 위해 고개를 들어 눈빛이 교차하자, 의붓딸 수잔이었다. 실망감에 더 이상은 그릴 수 없었다. 

 

문득 어느 봄날, 그리움이 호령해 
나를 찔러온다면 나는 꽃으로 피어나고
더한 그리움으로 찔러온다면
가시를 모두 꺾은
상냥한 꽃으로 피어날 것이며
마침내, 죽음으로 찔러 온다면
별빛으로 태어나 
그대의 그리움이 되겠어요
그리움을 지울 수 없어 그대를 그립니다만
차마 그대의 눈은 그릴 수가 없군요
그리고나면 그대의 눈이
우리 언제 만날까요? 

그럼, 햇살과 바람과 그대
내 사랑이여...

 

말이 필요없는 증명, 그건 세상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고 그 누구도 볼 수 없었던 카미유의 눈빛이었다. 
둘이 마주하지 않으면 볼 수 없었던 눈빛을 더 이상 화폭에 그릴 순 없었다. 이미 영혼 안에 그려져 있기에.


그대가 내게 준 그리움으로 나는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해 그리고 영혼을 다해서 그릴 뿐 그걸 꺼내놓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리움은 온전해 질테니까.


인간이 빛을 포획할 순 없겠으나, 혹여 방법이 있다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노래를 부르는 것. 그래서 모든 예술적 행위는 나만의 가장 아름다운 빛을 만드는 것으로써, 그렇기에 좋은 시와 그림, 음악은 사람의 가슴을 후벼 파는 힘을 가지는데, 그 힘은 가장 약한 곳과 가장 눌린 자를 바라보기에 가장 맑고 따스한 순수의 시선이 배어 있다는 것 .


모네가 끌리는 려인, 김해덕 이장과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최정욱 의원의 이야기를 더해가면. 


전화를 받은 최정욱 의원에게 김해덕 주도 이장을 아냐고 묻자, “네. 친구입니다!” 
완도신문 지면에 모시게됐다고 하자, 최 의원은 “오! 좋은 분을 소개하시네요” 
그 말에 최 의원을 조금은 놀릴 요량에 김해덕 이장의 인물이 좋아 어릴 적 인기를 한 몸에 받았을 것 같은데, 혹 마음에 두고 있진 않았느냐?고 묻자, 최 의원은 “사실 그땐, 고개를 들고 바랄 볼 수도 없는 존재였지요” ‘우와~ 무언가 있구나!’ 싶어 초조하게 답을 기다리는데, 최 의원은 말에 앞서 잠시 초교시절을 회상하는 눈빛으로 “망남리와 주도리는 모두 읍권이지만 당시 망남리는 읍권에서도 변두리라서 감히 주도리를 쳐다보지도 못했다”고. 그러자 김 이장은 초등학교 시절 밴드부 활동을 했다면서 멜로디언과 피리를 담당했다고 했다.

 

 

어릴 적의 최 의원을 기억하느냐고 묻자, 김해덕 이장은 “그땐 아마 키가 적지 않았을까?”하자, 여자에겐 나이를 묻지 말고 남자에겐 키를 묻지 말라는 한민족 불문율을 어김없이 깨버리는 순간, 욱 하는 걸 가까스로 참아내며 최 의원이 하는 말 “크게 작지는 않았다”며 중간 키 정도로 급마무리. 


그들의 우정은 후일 총동문회 활동을 하면서 돈독해졌다고. 둘은 완도초교 60회 동기간으로 김해덕 이장은 완도여중 1회 졸업생, 그때부터 남학생들은 완중으로, 여학생들은 여중을 가게됐다고. 
나중 여중 1회와 남중 27회가 총동창회를 결성했을 때 최 의원이 완도중학교 총동창회장을 맡았단다.


또, 김 이장의 부군인 김형배 전 이장과 최 의원의 나이 차가 열살 정도로 많이났기에, 깍듯하게 형수님으로 대했다고.


그런 점 때문에 김해덕 이장 또한 아직까지 동창들에게 존댓말을 쓴다고 했다.
최 의원은 “완도의 관광과 지역개발이 살아나려면 가장 중심지인 구도심이 살아나야 하는데, 김해덕 이장의 열정 어린 행동이 힘을 발휘할 것이다”고.


김해덕 이장에게 최정욱 의원은 어떤 의원상이냐고 묻자, 김 이장은 “불의에는 명확하게 선을 그으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정말 소중한 인연으로 대하는 모습이 최 의원의 최대 장점 같다” “무엇보다 최 의원에게 질문을 하면 답이 온다. 정치를 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았지만 최 의원만큼 그것을 잘하는 사람은 못봤다. 그것이 참 훌륭하다”
김해덕 이장은 “예전의 주도리는 완도의 명동이라 불리울 정도로 번성했었어요. 은행, 시장, 병원 관공서까지 밀집되어 있어 완도의 중심지였죠” 


“옛 영화가 사라져 많이 아쉬웠는데, 주도리 이장이 되고보니 예전엔 무심코 지나치던 곳들도 새롭게 보이게 되고  주도리가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고 나니 예전의 번성했던 주도리의 모습을 되찾고 싶어졌어요”
어떻게하면 주도리를 좀 더 깨끗하고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까 고심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의식이 먼저 변하면 좋겠다 싶어 경로당엔 칭찬하기 노인강령을 써 붙여놓고 모범적인 노인상을 구현하고 있다고.


또 얼마 전에 군산을 다녀왔다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빈집을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도서관 같은 주민 공동시설로 변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가장 눈길이 갔던 건, 야경이었다고 했다.
야간 조명이 주는 신비함, 낮에 볼 땐 볼품 없는 거리가 야간 조명으로 색다르게 느껴져 담당부서에게 요청했다고 했다.


그러며 “완도읍의 주도마을이 제2의 영화를 꿈꿀 수 있도록 청년들이 모여서 도서관, 커뮤니티센터, 셰어하우스, 이런 기능들을 접목시키고 그곳에도 전시 공간이나 소공연장을 만들어서 원도심을 재생하는 데 원주민들과 지역 청년들이 참여하는 주도 마을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빛이 간절한 사람은 오랫동안 꿈을 꾸어온 사람이다. 빛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영원의 파편, 예술의 영역에는 캔버스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순간이고, 색이 춤추고 빛이 표면에서 교향곡을 연주하는 순간이다. 


마치 붓터치에 삶의 본질이 담겨 있는 것 같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기 위해 시간 자체를 멈춰 세워 영원을 포획하는 것.
아름다운 공동체란 하얀 화폭에 수많은 색감들을 혼합해, 빛의 숨결을 더해 세상이 환해보이는 순간을 선사하는 일이다. 
그런 날이 오기를 응원하며 모네처럼 꽃의 안부를 다정하게 묻는다. 
‘안녕? 반가워’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