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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산도 서편제 공원에 현직군수 흉상 건립

닉네임
흉상
등록일
2013-07-10 15:13:09
조회수
10766
3일 오전 전남 완도 청산도 서편제촬영지에서 김종식 완도군수가 자신의 흉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완도군청 제공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전남 완도의 청산도에 현 군수의 흉상이 건립돼 논란이 일고 있다.

주인공은 김종식(60) 완도군수로,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은 섬 청산도를 유명 관광지로 만들었다며 주민들이 무려 8200만 원의 기금을 모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 남단에 자리한 청산도는 지난 5월 ‘베스트 그곳’에, 2007년에는 가고 싶은 섬과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되면서 관광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승열 건립추진위 위원장은 “김 군수가 존재감 없던 청산도를 가장 가고 싶은 섬으로 바꿨다”면서 “그 공로를 기리기 위해 흉상을 세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이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 개인당 1만원에서 100만원씩을 기금으로 모았고 타 지역 주민들도 기금 모금에 동참했다.

그러나 8000만 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현직 군수의 흉상을 세운다는 것은 너무 과한 처사라는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완도읍 김모씨(48)는 “지난해 김 군수가 흉상건립을 거절했다는 말이 돌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예상치못한 일이 일어졌다”면서 “‘청산도 만큼은 손대지 말고 보존하자’는 국민적인 바람을 김군수의 흉상이 짖뭉개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있는 분을, 그것도 현직 군수 흉상을 공공장소에 세웠다는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고 받아들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완도 출신 강제윤 시인(서울 거주)도 “대통령이라도 현직일 때는 자기 치적과 관련된 공적비를 세운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고향에서 왕조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 일어나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관광객 김모씨도 “주변에 초가집이 있고, 옛 돌담이 자연스럽게 펼쳐진 ‘서편제 공원’에 들어선 흉상은 주변과 어울리지 않은, 그야말로 흉물처럼 보였다”면서 “청산도의 멋진 풍경을 만끽하러왔다가 김군수의 흉상을 보고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완도군 관계자는 “김 군수가 수차례 거부했으나 주민들이 밀어붙여 흉상이 세워졌다”면서 “외지인들이야 비판적인 의견이 나타낼 수 있겠지만, 완도군민 대부분은 김 군수 흉상 건립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건섭 기자 i24@daum.net]
작성일:2013-07-10 15:13:09 211.253.12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