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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축제 안내 팜플렛 잘못 제작 ‘물의’

완도군, 우리섬을 사수도로 잘못 표기헌법재판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군행정 장수도 중요성 깨닫지 못해

  • 김정호 kjh2580@wandonews.com
  • 입력 2007.05.21 18:25
  • 수정 2015.12.0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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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과 북제주군이 한 개의 섬을 두고 완도군은 장수도(障水島), 북제주군은 사수도(泗水島)라고 부르며 서로 소유권을 주장, 관할권 분쟁이 진행 중이다. 한일간 독도분쟁의 축소판이다.

 

완도군과 북제주군은 26년 동안 관할권 분쟁을 계속해오다 결국 합의나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양측 모두 지난 2005년 11월 말 헌법재판소 제소했다. 

 

헌법재판소의 장수도 관할권 판결을 앞두고 두 자치단체는 서로 유리한 판결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양측 모두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북제주군은 이 섬에 군기를 게양하고 '사수도지킴이'라는 현판을 내걸고 완도군의 어선 및 낚싯배 접근을 막는 등 매우 적극적인 태세다.

 

하지만 완도군은 헌재 판결이 나기 전까지 공동어업구역이라는 주장만 할 뿐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청산, 노화, 보길, 소안면을 비롯 완도 어민들로부터 군유재산 관리와 삶의 터전을 소홀히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지난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완도군일원에서 열린 장보고축제 때 관내에 배포한 축제안내 팜플렛에 장수도 섬 이름을 잘못 표기, 제작해 큰 말썽을 빚었다.

 

또한, 팜플렛에 사수도로 잘못 표기한 것도 문제지만 많은 수량의 팜플렛이 이미 배포된 상태여서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우리 섬 장수도를 북제주군에서 소유권 주장하고 있는 섬 이름인 사수도라고 표기해 자칫 헌재에 넘어간 관할권 재판에 결정적으로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완도읍 A모 주민에 따르면 장보고축제가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국제적인 행사로 발돋움하고 있고, 완도군은 2007년 장보고축제에 40만의 관광객이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2007년 장보고축제 관광객은 개개인보다 가족단위가 많았다고 본다. 축제 팜플렛은 한번보고 버리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의 경우 역사체험 자료로 보관하거나 학교에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

 

완도군은 진행 중 사소한 실수라고 할지 모르지만 완도를 찾은 많은 관광객과 학생들에게 우리 섬을 북제주군 섬으로 알게 하는 큰 우를 범했다는 주장이다.

 

완도읍 B모 주민은 팜플렛이 잘못 제작 배포됐으면 빠짐없이 다시 수거해 문제점을 보완해야 했다. 하지만 잘못 표기된 팜플렛이 1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 읍면사무소에 버젓이 나돌고 있다. 완도군은 이렇듯 심각한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온 출향인 C모씨의 경우 타 시군의 축제규모에 비해 비교적 큰 장보고축제가 사전 홍보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팜플렛은 축제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인데 전문가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지역주민과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제작해야 했다. 하지만 내용이 잘못된 팜플렛이 아무런 검증 없이 제작 배포됐다는 것은 역사인식이나 지명인식, 주인의식이 없이 급하게 만들다보니 많은 문제점이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에서 온 출향인 D모씨는 공신력이 생명인 지방자치단체인 완도군에서 대외적인 팜플렛에 완도군 소유 도서명을 관할권 분쟁중인 북제주군의 주장대로 잘못 표기한 것은 씻을 수 없는 실수다.

 

북제주군에서 장수도에 군기를 게양하는 등 언론플레이와 함께 지역주민의 관심과 주인의식을 높이고 있는 반면 완도군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심각성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행동이 없었다. 완도군은 이제부터라도 군과 군민이 하나 되어 우리 섬 장수도 지키기를 위한 구체적인 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 했다.

 

한편, 완도군 담당자는 문제의 팜플렛은 총 4만부 제작했다. 먼저 제작한 5천부가 섬 이름이 잘못 표기돼 3만 5천부를 교정해 다시 제작해 배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