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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고 졸업생‘학창 시절 받은 장학금 갚고 싶다’16년 만에 전달

졸업생“학교생활에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학생에게 장학금 전달” 뜻 밝혀
편지내용..“공부도 잘 하지 못했는데 장학금을 준 선생님이 고마워서”

  • 관리팀
  • 입력 2008.04.0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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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가난한 형편 때문에 수업료를 내지 못하고 공부도 잘 하지 못했는데 뜻밖에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조회시간에 이름이 불려졌을 때 가슴이 쿵쾅거렸고 장학금을 받아 자리로 돌아갈 때 눈물을 한없이 흘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완도고등학교 한 졸업생이 성적이 좋지 못해도 성실하게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전해 달라며 16년 만에 보은(報恩)의 장학금을 모교에 보낸 사실이 뒷늦게 밝혀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완도고 관계자에 따르면“지난달 하순 교장실로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졸업생이 전화를 걸어와 지난 1992년에 졸업한 졸업생이다.”며“적으나마 장학금을 주고 싶은데 방법을 모른다는 내용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전화를 받은 지 일주일 뒤 감사의 편지와 함께 우체국 전신환으로 100만원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장학금과 함께 보내온 졸업생의 편지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수업료를 내지 못하고 다녔던 학창시설 이야기와 지금도 넉넉한 삶은 아니지만 동화책을 활용한 직업을 갖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졸업생은 장학금을 보낸 동기에 대해“장학금을 준 담임 문재규 선생님이 늘 생각나 땀 흘려 모은 보수의 일부를 후배들과 나누기로 했다”고 편지에 썼다.

최기상 교장은“학생을 가르친 지 40년이 됐지만 이 같은 일은 처음이다.”며“신상공개는 허락을 받지 못해 주소와 이름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완도고는 졸업생의 뜻에 따라 학생회 회장단, 교사, 학부모 대표와 협의를 통해 3명의 학생을 추천받아 오는 15일 보은의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