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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돌아앉지 말자

  • 박상석 기자 wandostory@naver.com
  • 입력 2014.05.27 10:01
  • 수정 2015.11.2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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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멀리 하고 사는 유권자들이 정치권의 부패와 무능 앞에서 “그놈이, 그놈!”이라 싸잡아서 욕하고 돌아앉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들은 대개 ‘더러운 자리 안 끼겠다’고 투표를 아예 접기 일쑤다. 그런데 선거를 앞두고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이 같은 정치 혐오감이다. 과거 독재정권의 경우에는 유권자의 이와 같은 심리를 부추겨 상대적 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엄밀히 말해 정치인의 부패와 정치권의 구태를 키워온 데는 우리의 잘못이 크다. 저질 정치꾼들을 당선시킨 것이 나와 우리, 유권자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오늘 우리의 정치가 퇴행하는 것에 속 끓이며 사는 이유가 ‘더럽다’고 투표하지 않은 업보, 투표를 잘못한 결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썩은 정치패당 앞에 돌아앉아서 해결될 일은 없다. 그 것은 부패와 구태 답습을 허용하고 방조하는 비겁한 행동이다. 현실을 바꾸는데 별 소용이 없는 무책임한 태도이다. 선거는 상대평가를 해야 하는 정치행위다. 한 번의 선거를 통해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제도, 조직, 질서를 바꾸기를 원할 때 사람들은 ‘선거혁명’을 부르짖는다. 하지만 선거가 단번에 모든 것을 깨뜨리고 새로운 제도와 통치를 가능케 하는 혁명이 될 수 없다. ‘선거혁명’은 꿈이고, 이상이다.

그렇다고 답답해 할 일 아니다. 오늘 정신 똑바로 차리고 가장 나은 인물을 찾아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우리 사회는 어제보다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번 선거에 한 걸음 전진하고, 다음 선거에 또 한 걸음 전진하고…그렇게 선거마다 눈 부릅뜨고 제대로 투표를 하다가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어느새 많이 변화할 것이다. 후대들에게는 썩어 냄새나는 정치를 대물림하지 않을 것이다. 선거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투표용지에서 후보를 고르기가 어려울 정도로 후보들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누구를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럴 때 먼저 구시대 정치문화에 물든 쭉정이부터 골라내보면 어떻겠는가? 상대후보를 비방하고 헐뜯는다든지, 모함과 협잡으로 공격하든지 하는 인물을 꼼꼼하게 살펴보자. 그가 바로 정치를 더럽히는 미꾸라지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금품으로 표를 유혹하는 후보가 있는지도 자세히 알아보자. 그 사람은 당선 후 곧바로 이권과 비리를 일삼는 정치 브로커의 길을 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겉과 속이 다른 후보가 없는지도 면밀히 뜯어보자. 그를 당선시키면, 그 권력의 칼날에 종내에는 우리 모두가 한꺼번에 다치게 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애당초 지키지도 못할 허풍 공약에 현혹되지 말자. 헌신이니, 봉사니 하는 말들 다 뻥이다.

장담컨대 그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쭉정이를 가려내는 일이 중요하다. 후보가 살아온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진면목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당선 후 개과천선 하리라는 생각은 아예 접으시라. 부모형제에게 못한 후보에게 유권자를 섬길 것이라 바라지 말자. 친구와 동료들 속에서 더불어 살지 못한 후보에게 지역공동체를 발전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일랑 아예 접자. 재물에 눈 먼 삶을 산 후보에게 나눔과 배려의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당부는 멍청한 짓이다. 더 나은 싹을 골라 제대로 한번 키워보려는 생각으로 오직 투표하자. 우리의 미래, 완도의 미래를 함께 물주며 실현해보려는 각오가 필요하다. 새 지도자를 뽑은 다음에는 단단히 버팀목이 되어 주겠다는 다짐도 필요하다. 낙후된 정치문화를 살피고 지켜주겠다는 마음이 절실한 때다. 결코 돌아앉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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