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방재정 확충과 불균형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논의 중인 ‘고향세’ 도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지방소멸론이 제기되는 등 갈수록 위기에 놓인 농어촌 지역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준비 정도 따라 ‘고향세’가 마을과 도시를 살리는 제도로 역할을 해줄 가능성이 크다. 이에 ‘고향세’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기획시리즈로 다뤄 본다.1. 고향세 개념과 도입 논의2. 고향세 도입 쟁점과 과제3. 일본의 사례4. 국내 지자체 준비상황5. 고향세 도입과 완도사회 ‘고향세’에 대한 제도 도입에 따른 찬반 입장은 엇갈린다.
처마 아래로 햇살이 깊어지기 시작할 무렵이면 시골집 장독이나 울타리 밑 작은 화단에는 주렁주렁 열린 꽈리가 붉게 익어간다. 서리가 와도 열매를 감싸고 있는 껍질이 있어 상하지 않는다. 꽈리는 가지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이다. 한 번 화단에 심어 놓으면 매년 봄마다 새로 싹이 돋아나서 어른 무릎 위까지 자란다. 유월 하순이나 칠월쯤에 희고 작은 꽃을 피운다. 작은 꽃이라 잎에 가려져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그러나 열매가 되면 흰 도화지에 주황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이 아름다운 색감으로 감돌게 한다. 열매를 싸고 있던 껍질이 불그
봄날이 차서 엷은 옷을 꿰매는데사창에는 햇빛이 비치고 있네머리 숙여 손길 가는 대로 맡긴 채구슬같은 눈물이 실과 바늘 적시누나(매창)그대의 집은 부안에 있고나의 집은 서울에 있어,그리움 사무쳐도 서로 못 보고오동나무에 비 뿌릴 제 애가 끊겨라(유희경)허균과 매창은 사실, 남녀 간의 에로스적인 사랑이기 보단 순수하고 강한 형태의 비성적(非性的)인 플라토닉 러브였다. 정작 매창의 에로스적인 사랑의 대상은 조선시대 천민으로 태어나 양반의 반열까지 오른 유희경이었다.허균은 자신의 문집《성수시화》에서 "유희경이란 자는 천한 노비이다. 그러
편집자 주> 언제부터가 겨울일까? 아마도 첫눈이 내린 날부터가 아닐까? 첫눈 오는 겨울, 너를 생각하며 첫눈같은 시 한 편 남길 수 있다면... 독자들의 겨울이야기를 소개한다. 며칠째 법당문이 닫혀 있다. 산기도를 간거겠지. 그러고도 며칠째...그녀는 서울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었다,결국 나 때문이다. 협심증을 앓고 있던 사람에게 극도의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급기야 구급차에 실려 갔더랬다.이것도 인연법이라고 나를 만난 건 당신은 또 무슨 업보요, 무병을 앓았던들 나보다 힘들게 했을까? 지난 몇 해 동안 나는 고되고 마음이 병들어 있었기
편집자 주> 지방재정 확충과 불균형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논의 중인 ‘고향세’ 도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지방소멸론이 제기되는 등 갈수록 위기에 놓인 농어촌 지역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준비 정도 따라 ‘고향세’가 마을과 도시를 살리는 제도로 역할을 해줄 가능성이 크다. 이에 ‘고향세’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기획시리즈로 다뤄 본다. - 편집자 주1. 고향세 개념과 도입 논의2. 고향세 도입 쟁점과 과제3. 일본의 사례4. 국내 지자체 준비상황5. 고향세 도입과 완도사회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방안으로 유력하게 논의돼 온 ‘
7월의 한밤중에 치자꽃 향기는 막혔던 가슴을 시원하게 뚫는다. 한번 스쳐가는 향기인데도 영원히 기억되는 꽃이 치자꽃이다. 꽃은 단잎으로 소소하게 피면서 그리 수다스럽지 않고 단아한 모습이다.집안 뜨락에 한 그루쯤 심어 습도가 많은 여름 날씨에 쾌청한 분위기를 만든다. 산속 깊은 산사를 찾으면 치자꽃 향기가 먼저 맞이한다. 옷깃만 스치는 사람 사이에서 치자꽃 향기는 잊을 수 없는 관계일 수 있다. 치자꽃 향기 옆에 그 사람이 좋은 일이든 슬픈 일이든 기억된다. 아마 슬픈 일이면 세월이 흘러 넘실대는 강물이 되었을 것이다. 필 때와 질
유년시절.더 나이를 먹고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 가장 되돌아가고 싶은 한 때를 기록해두려고 한다. 나는 촌년-촌 사람이였다. 섬에서 태어났기에 바다의 그 변화무쌍한 감수성을 소유했으며, 4살 이후로 강과 들이 내 삶의 배경이 되어 들풀마냥, 산토끼마냥 살았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피아노와 바이올린 협주곡같은 형언할 수 없는 연주가 가슴 저 밑바닥에서 섬세한 파도소리처럼 시작되는 것 같다. 73년생 소띠, 3월생이라 7살에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였다. 국민학교(그 당시)를 다닐 무렵 우리집은 할머니
괭이밥은 추위도 잊은 채 양지바른 담 밑에 아스라이 몇 송이 꽃을 남겨 놓고 있다. 12월에도 괭이밥 잎들은 땅에 엎드려 멀어져가는 해를 바라보며 간신히 피어 있다. 잎이 파란 이 야생화는 사람 사는 곳에서 많이 보인다.잎이 약간 빨간 괭이밥은 주로 텃밭에서 자라 어머니들의 손을 바쁘게 만든다. 잎이 조금마고 키가 작은 괭이밥은 잔뿌리가 많아 단단하게 터를 잡는다. 시멘트 사이에서 가느다란 햇살만으로 살아간다. 생명력이 강인해 도시 어느 곳에서도 잘 견뎌낸다. 햇볕이 아늑하게 내려앉은 돌담에서 노란 꽃잎은 재잘대는 아이들의 웃음처럼
지난해 완도군이 야심차게 시작한 주말싱싱장터는 쓴맛을 좀 봤다. 그런데 올해 토요싱싱콘서트는 나름대로 완도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많다. 오히려 문화공연 중심으로 특화한 것이 지역민이 참여할 문화공간을 마련하고, 관광객 유입을 불러왔다는 것이다.이번 칭찬릴레이 주인공은 바로 이 싱싱콘서트 실무책임자인 완도군청 관광정책과 최연정 씨다.지난 7월부터 11월 25일 마지막 17차까지 진행된 토요싱싱콘서트를 그녀는 한번도 빠지지 않고 풀타임으로 함께 했다. 심지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녀가 교회에 못나간지 꽤 됐다는 얘기까지 나
사명당과 가장 친분이 두터웠던 허균. 그가 쓴 석장비문을 보면 임진왜란 당시 서생포 왜성에서 가토 기요마사와 사명당이 나눈 일화가 전하고 있다.사명당과 마주한 가토.“너희 조선에는 보배가 있느냐?”이에 사명당은 “우리나라에는 보배가 없다. 보배는 일본에 있다"그러자 가토는 그게 무슨 뜻이냐고 되묻는다.사명당은 “우리나라에서는 네 머리를 보배로 알고 있다. 그러니 보배는 일본에 있는 것이 아니냐?”조롱하는 말에 다시 조롱으로 답하는 우문의 현답같은 말. 이에 가토는 놀라서 탄복을 했다.이런 일화 때문에 일본에서 사명당은 설보화상(說
서현종 실장 "지역경제와 통합 긍정적 효과 기여"완도 동부권의 풍부한 수산자원과 섬 관광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 할수 있어 전남~경남~부산을 잇는 남해안권 관광루트 중심지로써 완도군 관광객 유입증가는 물론 주민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 질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군에서는 장보고대교 개통을 앞두고 동부권 주민의 경제 선호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응전략을 마련해 왔습니다.대응전략은 크게 정주여건, 지역경제, 문화관광 등 4개 분야 25개 세부추진과제로 정해 추진하고 있는데 “약산 당목~ 완도읍” 구간
11월의 산 숲에는 작은 우주가 생겨난다. 빨갛게 마지막 여운을 달아놓은 산가막살 열매, 나지막하게 부엉이 소리에 묻어 있는 노린재나무의 검은 열매, 5월의 향기를 모두 모아 놓은 찔레꽃 열매, 마지막 한 해를 보내기 아쉬운 듯 올가을의 서정을 고스란히 담아둔 빨간 명감나무 열매, 절반은 노랗고 그 나머지는 바래버린 낙엽에서 우수에 잠겨있는 댕댕이덩굴 열매는 점점 넓어지는 겨울 공간에 아스라이 아늑한 마음을 채워가고 있다. 봄여름에 보이는 것들은 허공으로 돌아가고 지금까지 비워두었던 것들은 마른 나뭇가지에 작은 우주처럼 생겨나고 있
프랑스, 해양요법 대중 치료법으로 이용·사회보험 지원프랑스는 해수의 치유 속성과 치료 효과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루이-유진 바고(Louis-Eugene Bagot) 박사가 1899년에 최초의 해양요법시설인 해양연구소를 로스코프(Roscoff)에 설립했다. 이곳에서 사이클 선수 루이종 보베(Louison Bobet)가 교통사고로 인한 하반신마비를 완치했다. 보베는 바닷가에 건강·레저 개념을 도입한 최초의 현대식 해양요법시설을 1964년에 퀴베롱(Quiberon)에 설립했다.현재 해양요법시설은 83개 이상으로 증가했고 이 중 해양요법
해양치유(헬스케어)산업 육성은 2014년 3월 발표된 제2차 해양관광기본계획에 포함된 내용이다. 전세계 관광산업이 웰니스와 휴식을 트렌드로 변화하자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가 해양레저·관광산업 육성을 정책적 목표로 한 사업이다. 해양치유산업은 ‘휴식과 회복이 있는 행복한 바다관광’이라는 전략과제의 세부추진과제 중 하나였다.완도군은 신우철 군수가 “해양치유산업 추진을 위해서는 청정한 기후환경과 해양치유자원 확보가 필수적인 요소인데 완도가 최적지라 판단”하고 처음 이 사업을 제안했다고 한다. 본격적인 준비는 해수부의 사업추진 일정에 따
경험주의 관광에 대한 관심의 증대와 함께 삶의 질 향상, 미래를 위한 소비가 증가하면서 세계 관광산업의 트렌드는 웰니스, 휴식, 치유 등의 형태로 이동하고 있다.세계 웰니스 연구소(Global Wellness Institute)가 발표한 2015년 기준 웰니스 시장의 경제적 가치는 3.7조 달러(한화 약 4,000조원)로 전 세계 경제 생산의 5.1%를 차지하는 중요 분야로 성장하고 있다. 2013년에서 2015년 사이 세계 웰니스 시장의 성장률은 10.6%로 동 기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6% 하락한 것과 비교해보면 매우 높은
살점은 너덜거리고 두 어깨뼈가 부스러지고 등뼈는 으스러져 허옇게 드러났다. 이렇게 참혹한 상태로 그는 옥으로 다시 끌려갔다. 그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은 만족과 기쁨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는 옥졸과 아전과 포졸들에게 전도하기 시작하였고, 며칠 후에 한 교우가 그를 보러 옥을 찾아 왔으므로 그에게서 세례를 받았다. 베드로였다."이 죄인은 매맞은 것을 느끼지 못하니, 끝장 낼 방법이 없소."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저는 매맞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천주께서 여기 계셔서 저를 직접 굳세게 해 주십니다. 나를 위하여 온 몸에 매
긴 밤이 지나고 태양이 떠오르면 그 햇살은 가장 먼저, 미친 듯이 뛰어내린다. 그의 심장이다.그 다음엔 온몸이 다 젖어 있거나 얼어있는 지상을 내려다 본 후에 자신의 몸을 한껏 달구기 시작한다. 그 햇볕은 간밤의 어둠과 슬픔, 우울이 쟁였는지 언제 무슨 일이 있기라도 한듯 보듬기 시작한다. 그의 가슴이다.그 가슴은 사해만물의 고독과 고뇌를 하나하나 녹여내면서 내 마음보다도 훨씬 먼저 화답이라도 하듯 타인의 온몸을 온전하게 감싸 안는다. 그럴 때, 태양의 빛은 찬란하게도 무한하게도 빛이 난다. 그 아버지의 그 아들. 호부(虎父)의 견
완도군청 각 위원회의 민간위원들, 퇴직공무원들로 포진최근 본지 1108호 1면에 ‘퇴직공무원출신 아니면 민간위원 자격 없나’라는 기사 보도가 있었다. 완도군청 일부 위원회와 자문위원단에서 민간 위원에 군청 퇴직 공무원 출신들이거나 위촉할 계획이라는 지적이다.완도군 산하 위원회는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공직자 윤리위원회와 군정조정위원회를 포함해 61개나 되고, 752명이 각종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다. 그러나 위원회의 역할과 참여 대상은 잘 알지 못한다. 군에서 위원회의 민간위원에 퇴직한 선배 공무원들을 임의대로 위촉하거나 영향력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 조·명 연합군 사령부가 있던 곳고금도 관광 1번지다. 지금은 간척지로 매립돼 육지가 된 묘당도이지만, 40~50년전까지만 해도 묘당도는 고금도에 딸린 섬으로 그 거리가 20리 안팎이었다.이곳이 유명한 것은 정유재란의 마지막 해인 1598년(선조 31) 2월 17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수군 8,000여 명을 거느리고 고하도(현 목포시 충무동)로부터 이곳에 옮겨 진을 쳤고, 그해 7월 16일에는 명의 원병으로 진린 장군이 5천명의 수군을 이끌고 고금도에 도착해 관왕묘를 세우고 전쟁의 승리를 기원했으며 연합전선을
더러운 놈들! 참으로 더러운 놈들.명량해전이 끝나고 한 달쯤이 지난, 1597년 10월 14일(음)의 난중일기."말을 타고 언덕 위로 가는데, 말이 발을 헛디디어 냇물 가운데로 떨어졌으나 쓰러지지는 않았고 막내 아들을 끌어안고 있는 것 같은 형상이었는데, 놀라 깨었다.""아, 이것은 무슨 징조일까!""저녁에 어떤 사람이 천안에서 와 집안 편지를 전했다. 봉한 것을 뜯기도 전에 뼈와 살이 먼저 떨리고...""아! 정신이 아찔하고 어지러웠다.""겉봉을 뜯으니 ‘통곡(慟哭)!’""어느새 간담이 떨어져 목 놓아 통곡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