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오월 광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2017년 5월 1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역에서 열린 37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눈물짓게 만든 주인공인 고 김재평씨의 사연이다. 특히 고 김재평씨가 완도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41년전 완도수협에서 근무했던 그는 첫딸의 출산소식을 듣고 광주에 갔다가 산모와 아이를 돌보기 위해 친척집에서 몇일 머무르다 1980년 5월 22일 게엄군이 쏜 총에 맞았다.당시 고인은 주택가까지 날아든 계엄군 총탄을 막기위해 솜이불을 꺼내 창문을 가리던중
언니는 산을 가장 많이 닮았다.내 안에 산이 있다.스스로 말하는 안양 언니.언제나 인자하고 자상한 언니.목소리 낮춰 소리 작게 해.혼내는 것도 딱끔히 소리 낮춰 혼내곤 한다. 언니 시집가는 웨딩사진은 세상에서 제일 예뻤다.코팅해서 보고싶을 때마다 꺼내봤다 친구들에게는 언니를 디자이너라고 자랑했다.언니는 그냥 공장에 다니고 있었다. 어느 봄날, 언니 친구와 함께 언니는 고향으로 놀러왔다. 서울 세련된 향이 언니에게서 났다. 언니 곁은 늘 차분하고 따스했다.아버지와 개울가에서 나와 함께 물고기 잡는 추억을 사진으로 담아주기도 했다.다리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히 한국관광공사 전남지사가 전라남도와 함께 코로나시대의 안전한 전남여행을 위한 ‘너의 쉼터가 되고 싶어 : 전라남도 안심여행 50선’이란 제목의 관광객들을 위한 소책자를 발간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그 내용을 살펴봤다. 이 책자에는 코로나19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어 침체된 국내관광 및 안전여헹 활성화를 위해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안전하고 소소한 매력을 갖춘 전남 도내 관광지 50곳을 일러스트(Illustration – 어떤 내용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삽화·사진·도안 등을 의미)와 간
새들의 떼창이 앞산의 풍만한 초록을 물고 와 아침을 깨운다. 연분홍색 벚꽃이 미치도록 피더니 어느 날 가지를 붙들고 있던 손아귀에 힘을 빼고 날아갔다. 한 생 나긋하게 살다가 이 봄과 작별하고 풍장으로 사라진 게 벚꽃뿐이랴, 이른 봄 매화부터 시작해 왁자지껄 찾아왔던 봄꽃들, 가슴 후끈하게 한철을 달구더니 비상을 꿈꾸다 낙화했다. 오월이 무럭무럭 자란다. 나뭇가지마다 햇살이 걸리고 흙바람이 깨어났다. 다시 시작이다. 눈길을 그저 창 쪽으로 돌리기만 해도 등 뒤의 모든 것들을 순식간에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심심하다고
오월이 왔다. 금방 종식될 거라는 코로나는 여전히 요란하다.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코로나 방역지침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루빨리 코로나 종식되고 평온한 일상이 회복되길 바란다.다시 오월이 왔다. 갖가지 꽃들이 꽃잔치를 한다. 그런데 때에 따라 피어야 할 꽃들이 한꺼번에 피운다. 그 많은 꽃 중에서도 가장 마음 아프게 다가오는 꽃 ‘이팝꽃’이다. 오월이면 망월동 가는 길목에, 남도로 내려가는 길목에 하얀 ‘쌀나무’라고 부르는 이팝나무가 흐드러지게 핀다. 배고픈 시절 민중들에게 대신 곡기를 느끼게 해 주었다는 이팝나무가
(사)장보고아카데미는 문화적, 교육적으로 소외된 섬 지역 아이들에게 해상왕 장보고 대사의 기상을 전하고,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자 설립된 전라남도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2007년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 후 본격적인 청소년 문화교육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사)장보고아카데미는 소년소녀가장, 저소득층 가정 및 위탁가정 아이들을 비롯해 우리 지역의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그들만의 놀이공간을 제공하고, 특히 노령화된 지방 도시에서 또래의 건전한 여가 문화를 창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최근엔 코로나펜데믹으로 잠시 발걸음으로 멈춰 섰지
지난해 유튜브에서 흥겨운 노래와 함께 독특한 춤사위가 연일 화재였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장르가 서로 만나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오감을 자극했다. ‘이날치밴드’가 부르는 수궁가의 한 대목과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힙합(hiphop, 1980년대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역동적인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범 내려온다’가 그것이다. 수억대의 조회수라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고 그야말로 초대박이었다.그들에게 조선의 힙스터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가 있다. 그들의 음악이 우리네 전통 판소리에 기초를 두고 있어서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13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결정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일방적 결정을 강력히 규탄했고, 우리 군에서도 규탄성명서를 발표했다. 인접국인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의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에 대해 "바다는 일본의 쓰레기통이 아니고, 태평양은 하수구가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해양방류되는 오염수에 들어있는 삼중수소(H3)는 수소의 동위원소로 방사성 물질이다. 그 크기가 물분자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물에서 물리적으로 걸러낼 수 없고, 물과 화학적 성질이 같아서 화학적으로 분리하기도 어렵고, 분리
1960년 4월 19일은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난 날입니다.4•19 혁명으로 12년 집권한 이승만 정권은 무너지게 됩니다. 4•19 혁명은 이승만 정권이 부정선거를 통해 정권을 연장하려는 것이 계기가 되었지만, 사실은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 경제 파탄이 근본적인 원인이었습니다.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 중에 마산상고에 다니던 김주열 군의 머리에 최루탄이 박혀 사망하게 되고, 이 사진이 부산일보에 실리면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 동무들아 일어나라.’라는 내용이 거리에 붙게되자 학생들이 이심전심으로
빛이 귀한 곳에 사는 사람들은 빛을 서로 나누며 살아간다.오래 전에 구입한 허름한 집 한 채가 있다.단독으로 다섯 가구가 살 수 있는 다가구다.그러니까 20년 전 덜컥 집을 사놓고 주인이 돈이 없어 반지하 방 한 칸에서 네 명이 살아야하는 깜깜한 현실같은 집이었다. 아들은 화장실이 무서운지 머리감는 것을 죽기보다 싫은 아이처럼 거부하고 떼를 쓰며 울었다. 달래도 보고 큰소리로 혼내고 두둘겨 패도 아들은 공포스럽게 울어댔다. 그런 아이를 잡고 머리에 샴푸를 하고 샤워기로 박박 씻겼다.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선 스스로 과거의 잘못을 찾아내 진실을 규명하고 이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통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2017년 12월 법무부는 검찰 과거사위원회를 발족하면서 과거 사건 규명을 통한 ‘더 나은 미래’를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이 선정한 ‘윤중천ㆍ김학의 성접대 사건’은 가장 주목 받는 사건으로 꼽혔다.과거사위는 이후 “검찰의 중대한 봐주기 수사 정황이 확인됐다”고 발표했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검찰개혁의 기폭제가 되기는커녕 당사자들이 제기한 소송과 정치적 논란, 그리고 ‘불법 출국금
지방자치제가 부활하면서 완도군의회도 개원(開院) 3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1949년 지방자치법 제정과 함께 시작되었으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중단되었다가 1991년도에 지방의회가 부활하면서 어느덧 30년의 역사를 쌓아 왔다.먼저, 완도군의회 개원 30주년을 군민과 함께 뜻깊게 생각한다. 지난 30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면 완도군의회도 각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주민의 대표이자 지방행정의 견제와 감시자로써 지방자치 발전을 견인해 왔다고 생각한다.이 지면을 빌어 완도군의회 30년의 역사에 디딤돌을 놓고 위상을 강화하
그리운 맛이 섞여있는 바다, 멀리 보이는 수면은 쨍하고 깨질 듯 푸른색을 얇게 펼쳤다. 바람이 거드는 데로 반물빛이 뒤척인다. 찡그린 이마의 주름처럼 파도가 밀려온다. 짜고 맵고 다디단 인생을 겹겹이 몰고와 부려놓는다. 물의 흐름이 내게로 온다는 것, 어떤 생이 당도 하더라도 또다른 뭔가가 밀려오고 있다는 건 늘 기다림이다.바다는 먼 곳을 기다리게 해서 매번 그 앞에 서게된다. 도시의 파열음으로 귀앓이를 했던 달팽이관이 모처럼 갯바람이 들려주는 해조음으로 호사를 누린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정지된 것 같은 침묵이 흐른다. 자연이
우리 지역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는 완도군의 집행부는 군수를 중심으로 약 1천 여명(비정규직 포함)의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조직은 3개국과 15개과 직속기관 2, 사업소 1, 읍면 12(읍 3, 면 9), 출장소 2 등이다.이처럼 방대한 조직을 이끄는 군의 최종 책임자는 주민들이 선거를 통해 직접 선출한 군수이고, 군수를 보좌하여 실국장 이하 산하 직원들을 지휘·통솔하는 자리는 부군수로, 조직 내에서는 일인지상 만인지하(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중요한 자리다. 지방자치법 제110조에서 '부군수는 일반직 지방공무원으로 보하되
너를 위하고 생각할 때, 이글거리며 불타는 저 태양처럼 뜨거워지는 내 가슴을 느낀다. 그 뜨거움으로 꿈을 꾼다면 내 마음이 커지는 것을! 작은 꿈도 꾸어본다. 꼭 이루려는 사랑의 큰 소망을 마음에 심는다. 소박한 꿈도 꾼다. 아주 작은 섬세한 씨앗을 흙에 묻고서 따뜻하게 감싸주며 싹이 트라고 조심스레 물울 뿌린다. 날마다. 완도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꿈드림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성준 청소년상담사.애띤 얼굴에 미남자, 나이를 물었더니 26살이란다. 올해로 업무를 시작한지는 1년 2개월 차이며 청소년 복지와 청소년 상담 업무를 같이 하
황규혜햇살마루 마을학교 교사 햇살마루 마을학교! 그냥, 궁금했다. 이게 나의 시작이였다. 젊은 이들이 다시 돌아와 지역을 채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어지지 않는 지역의 모습이 의아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의 목마름을 느꼈다. 지역의 교육 뿐만아니라 지역의 활성화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과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생태적, 환경적, 인적 교육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배워 아는 것을 삶에 적용시키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우리는 물 때 달력을 보며 바닷일 스케줄을 짠다. 사리때는 바닷물이 많이 들어오고 많이
김형진본보 편집국장 쟌트가르다. 최강의 사내, 그의 호흡을 이해할 수 없는 이라면 인정치 못하겠지만, 그의 호흡을 이해한다면 그가 ‘잔트가르’라는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물론 최고의 권력자를 잔트가르라 할 수 없다. 그건 어느 정도의 실력과 기교, 운의 때만 맞으면 할 수 있으니까. 그 힘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잔트가르인거지, 직위를 얻는 것으로 잔트가르는 아니다. 결정적 순간을 맞이하는 태도와 선택, 말그대로 그냥 죽지도 못하고 깊게 패인 상처에서 피가 철철 넘쳐 쓰러진데도 눈썹 하나 까딱이지 않으며 단 한 줌의 신음조차 토
올해부터 전남도는 본격적으로 '남도의병 박물관' 조성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작년에 전남의 여러 지역에서 남도의병 박물관 유치를 위해 부단한 노력과 가열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하였다. 각 시군마다 자기 지역의 항일운동과 독립운동 등을 내세우며 남도의병 박물관과 공원 조성에 노력한 것은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의 발로라고 여겨진다. 결국 남도의병 박물관의 조성지는 이천년 문화도시의 중심인 나주의 공산면으로 선정되었다. 나주는 남도의병 박물관 조성은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역사와 문화와 전통이
섬 숲마다 동백꽃이 낭자하다. 미련없이 토해낸, 송두리째 떨어진 붉은 꽃잎을 보니 심장이 멈추는 것 같다. 봄은 어느새 우리 곁에 머물고, 완도의 갯바람은 오랜 나의 침묵을 깨웠다.내 마음속에는 자주 상왕산이 들어온다. 숙승봉을 시작으로 업진봉, 백운봉, 상왕봉, 심봉까지 주기적으로 완주했던 시절이 내게도 있기 때문이다. 2~30대, 주말마다 전국의 산악지대를 떠돌았으니 이제 완도의 섬은 눈앞에 그려지고도 남는다.내가 완도를 처음 찾았던 때가 35년 전 고교시절. 자율학습이 싫어서 동무들과 꾀를 내어 이웃동네에서 원동까지 내려와 정
“현순아! 봄이 이렇게 이쁜 줄 몰랐다. 이 이쁜 날들을 잘 기억해둬야하는데 너무 아쉽다” 했더니 책을 읽고 글을 써보라고 충고한다.올해는 꼭 내이름으로 된 책을 만들거라는 친구의 당찬 포부는 내게 큰 울림이 되어 돌아왔고, 난 곧장 책읽는 모임을 찾았다.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저녁시간에 열리는 독서모임 이름하여 “완독” 완도살롱이라는 곳을 기웃거렸다. 살롱의 마담인 J와의 만남!190센티의 큰키에 궂이 멋내지 않아도 개성이 뚜렷해보이고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범상치않은 예술가의 포스가 느껴지는 약간 거리감도 있어보이는 덩치좋은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