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스포츠 해설을 듣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말로 미국의 유명한 야구선수 요기 베라(Yogi Berra)가 남긴 명언이다. 결과는 아무도 모르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뜻으로 무릇 존재라면 이 끝을 가 볼 수 있느냐?없느냐?다.그 끝에 섰을 때 찾아오는 환희와 희열, 또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린다는 말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쏟아 붓는 일이란 그 만큼 숭고하고 위대하다.끝을 가보지 않았기에, 유혹의 시대에 너무 쉽게 타락하는 것이고, 탄압을 받을
있다가 없어지면 그 허전함이 또 채워진다. 산과 들에 알곡들은 다 어디로 가버렸다. 쓸쓸함이 비 공간에 채워진 것도 사람만이 느끼는 특권이다. 뜨거웠던 지난날은 얼마나 열정적으로 살아왔는가. 떨림의 눈물이 아름다웠다. 누구든 한번은 그런 적이 있었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던 시대를. 시간이 가면 갑자기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그 순간을 우리는 모르고 살 뿐이다. 지구 멀리에서 푸른 지구를 보면 가장 큰 언덕에서 살고 있구나. 평화의 땅에서 작은 꽃들이 아름답게 보인다. 발길 아래에서 작은 풀꽃들이 멈추게 한다. 우연한 만남
제주시는 장수도와 사수도 분쟁에서 역사적 근거 제시를 위해 탐라지와 세종실록지리지, 남사록의 기록을 내세웠다. 그러나 제주시가 주장하는 사수도에 관한 정확한 역사 기록이 불분명하다. 추자도는 원래부터 전남에만 속한 섬이었다. 근대 이전의 기록으로 볼 때, 단 한 번도 제주도에 속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제주도가 호남권에 속한 적이 몇 번은 있었다. 1919년 조선총독부의 임야조사에 의해 소안면민들이 당사리 1번지로 여겼던 장수도가 추자면 예초리 산 121번지인 사수도로 등록됐을 뿐이다. 해방후, 미군정에 의해 제주도가 전라도에서 완
아직은 찬 바람이 매서운 2월 중순.이순신 장군은 목포의 고하도에서 강진현의 고금도로 진을 옮기고 시름에 잠겨 이 생각 저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 잠시 꿈결을 거닐었다. ″장군, 가리포진 첨사 이영남입니다.″″장군을 생각하여 얼마 전 담근 백일주가 잘 익어서 조금 가져왔습니다. 시위를 당기시기 전 목이라도 축이시기 바랍니다.″″그래? 참으로 고맙네............″평소 휘하의 참모들과 술을 즐겨마시던 장군은 가리포 첨사 이영남이 건네 준 술을 마실려는 순간 스산함에 추위를 느끼며 눈을 뜨니 꿈이었다.오는 12월 16일은 임
그 말을 하고 싶었다. 군수를 만나러 간다길래. 정원페스티벌에서 수상한 대상 작품을 축소시켜 박은재 산림휴양과장과 함께 방문한다고 하길래, 그때 동행 취재를하겠다고 했다. 환담이 끝나면 군수에게 말하길, 성패는 프로그램의 운영뿐만 아니라 공간적 측면에서 하일라이트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다. 완도의 상징성을 담아 누구나 눈길이 꽂히겠끔. 완도의 여러 상징성을 모두 소거시키고 하나만 남기라면, 섬과 바다다. 그 바다의 색은 짙은 청색에서 연한 에메럴드빛 그리고 하얀 색의 그라이데이션으로 변해가는 색깔이다. 저런 주스컵이나 와인잔에다 아래
낙목한천의 계절이 다가 오고 있다. 아직은 낙엽이 달려 있어 늦가을 분위기는 있다. 계절의 징검다리에서 느껴오는 것은 개인의 감성 따라 다르겠지만 전체적 풍경은 그 계절에 따라 펼쳐질 것 이다. 요즘 큰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덩굴성 식물은 담쟁이 잎과 송악이다. 송악은 사철나무다. 잎이 푸르지만 봄에 새잎으로 단장한다. 물론 새순은 연하고 보기도 좋다. 우리의 삶에도 이렇게 살아도 손해 볼 것이 없다. 우리 어머니가 지나가는 자리는 늘 향기롭다. 어머니의 손때가 묻어나올수록 그 향기는 진나다. 낙엽이 지고 빈자리가 생긴다. 이럴 때
인간은 자신과 타인의 행동에 대해 간섭하고, 불특정의 소유물에 관심을 갖고 집착하며,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삶의 덧 없는 것들을 마치 불멸의 영원한 것처럼 여기고 집착하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은 평정심을 찾지 못하고 항상 불안하다. 이는 인생에 대해 바른 지각을 할 수 없게 하는데 이것이 불가에서 중생들이 느끼는 고뇌를 백 여덟가지로 말한 백팔번뇌이다. 그 백팔번뇌를 헤아리며 인간의 고뇌를 해소시키는 물건이 있으니 고승대덕들이 신체처럼 사용하는 염주이다.일반적으로 염주라고 하면 108염주를 말하는데 108개의 알을 꿰는 이유는
날이 싸늘해지면 국화꽃이 내 곁으로 온다. 산 넘어 피는 국화꽃도 가까운 산 밑으로 왔다. 따뜻한 된장국도 먼저 내음을 데운다. 나보다 먼저 그리운 사람이 생각난다. 낙엽을 보면서 지나온 일이 생각나는데 그 사연은 가물가물하다. 그런데 그 사람은 아직 살아있겠지. 인생은 돛단배처럼 아득하게 멀어져 가지만 실낱같이 희망을 품어본다. 보일 듯이 말 듯이 삶은 운명처럼 떠간다. 새벽달은 유난히 밝다. 그 곁에 초롱초롱한 별이 있기 때문이다. 낙엽 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처마의 풍경소리는 이따금 내 마음을 울린다. 커피 향기 그윽한 곳
순수의 소나무로 호위된 작은 성, 인접한 바다의 숨소리는 귀를 녹일 듯 부드러우면서, 파도의 살결처럼 생경한 바람은 피부에 와닿자, 싱그러운 네롤리와 머스크의 우아한 만남으로 눈부시게 빛났다.당신의 새벽을 빌려와 끝이 없을 것만 같은 고독이 마침내 멈춰서는 순간, 눈빛으로 주고 받던 말들은 마음 속 미묘한 불꽃으로 일어났을 때, 그는 약속했던 자유, 해양치유였다.어른들이 하는 말 중에 "아야, 곡식은 쥔네 발걸음 소리 듣고 커야!"역시나 자다가도 떡을 얻어 먹는다는 어른들의 말은 틀림이 없다. 이곳에 이틀에 한번 꼴, 주말엔 반드시
새벽에 찾아오는 손님은 봄이다. 무엇인가 새롭고 설렘이다. 어린 날에 봄 소풍이 잡히는 날을 생각하며 잠을 못 이룬 적이 있었다. 봄은 새롭게 채워지는 기쁨이다. 살아있는 자체가 행복이다. 그런데 새롭게 생명의 싹을 보니 낳고 자란 기쁨의 미를 모두 감득할 수 있다. 가을은 공간의 미다. 채워지는 것보다 비어있는 공간이 아름답다. 그 공간에 이따금 가을의 열매가 정점을 이룬다. 미적분 함수에서 미분계수를 순간변화율이라 한다. 최대 극한값으로 가는 과정이 최댓값이다. 그 직선의 기울기는 우리 인생에서 가지는 각각의 개성이다. 이것을
『加里浦上金等造』″가리포사람 김씨 등이 만들어서 바칩니다″.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가공할 위력을 가진 당시의 최신 화포 대장군전에 음각 된 글씨이다.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부터 전쟁이 끝난 1598년 11월까지 조명연합수군과 왜군과의 치열한 전투가 남해안의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이때 조명연합군에게 비장의 화기(火器)가 있었으니 그것은 천지를 진동하며 적진으로 쏘아올려진 대장군전(大將軍箭)이었다. 완도의 진산 상왕봉(象王峰)과 백운봉(白雲峰)을 온통 뒤덮고 있는 사계절 푸른 나무가 있다. 누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호국(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조선의 진경산수화를 부르는 말이 동국진경이다. 우리만의 사상과 예술세계를 정립했다는 뜻이다. 중국의 사상과 예술세계를 그대로 받아들였던 이전 것을 벗어버리고 우리의 사상과 예술세계로 발전시켜 새롭게 하자는 것인데, 그 중 신지도의 원교 이광사가 완성한 것이 바로 우리의 글씨 동국진체이다. 이전에 없던 것을 원교는 우리만의 사상을 도입해 새롭게 완성했다. 그뿐만 아니라 주자 성리학의 뿌리가 깊었던 조선 사회에서 원교 이광사는 양명학을 받아들였고, 그의 아들 영익에 의해 그것을 완성했다. 사상가 원교와 그의 아들이
처음과 나중 그리고 처음과 처음 사이는 꼭 걸쳐야 하는 시간이다. 생명이 시작하기 이전과 이제 생명이 시작하여 그 여정을 걸치는 동안 우리는 얼마나 가지려고 했는가. 고민이 깊었을 때 시간이 그 답을 가지고 있다. 이제 현재의 순간에서 수없이 시간을 나눈다. 그만큼 하루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하루에 먹을 식량이 정해져 있고 하루를 살아갈 시간과 공간도 정해져 있다. 이 한계점에서 조용히 받아들일 일이 있는데 생명이다. 이제 한해살이풀들도 그 짧은 기간에 맡은바 소임을 다했다. 들판에 추수가 한창이다. 그 시절 푸르던 날을 뒤로 하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해양치유.민선 6기부터 8기까지 완도군정을 한마디로 압축시킨다면 해양치유다. 지난 10년 동안 완도사람들이 가장 많이 들었던 말 또한 실체도 형체도 없었던 해양치유. 되네 안되네, 언제 하네 못하네, 숱한 곡절 속에서 마침내 다음 달 그랜드오픈을 앞둔 해양치유센터. 공무원들에 이어 사회단체와 일반 군민의 시범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테라피를 받고 나온 주민들은 하나같이 "개운하네" 소리가 절로 나왔고, 몇몇 주민들은 입소문을 듣고 와 “왜 우리는 뺐느냐?”며 소소한 항의까지 있었단다. 주무부서장인 안환옥
완도에서 아름답기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울 마을이 있다.보길도의 남쪽에 자리한 아기장수 설화로 유명한 보길면 예송마을이다.옛날 예송리 마을 앞의 진매잭이라는 섬에 부부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부인이 바닷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푸른 구슬이 떨어지자 그 구슬을 주어 집에 있는 애기에게 줄려고 입에 물고 집에를 가는데 발을 헛디뎌 그만 그 구슬을 삼켜버렸다. 이후 부인의 몸에 이상을 느끼고 생명이 잉태되어 아기가 태어났다.걷지도 못하는 그 아기는 부모가 바닷가로 일을 나가면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집안일을 다 해놓았다.걷지도 못
조석으로 밀려드는 안개가 바다 위에 떠 있는 섬과 섬을 한 폭 수묵화로 물들인다. 잔잔한 바다가 그려낸 회색빛 세상, 점점이 떠 있는 어선 위로 날아든 물새의 날갯짓에서 잠시나마 느껴보는 평화로움이다. 이 가을, 완도의 바다는 자연이 부려놓은 천연의 수묵화로 다시 깨어난다.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9월 1일부 터 10월 31일까지 진도와 목포에서 열렸다. 코로나로 인한 지난 특별전을 빼면 올해로 3회째. 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적 미술전람회이다. 국내에는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대구비엔날레 등이 있다
입 밖으로 무게 없는 소리들이 날개를 달고 나오자, 가슴을 경작하는 손길이 닿는 곳마다 폭포의 중력으로 쏟아져 내려 만인의 어깨와 머리 위에서 춤추고 노닌다.가늘고 뾰족한 소리의 음표 하나 하나가 살갗을 뚫고 들어와 핏줄기를 따라 심장으로 돌진해 압도적인 힘으로 멈춰 섰을 때, 내 몸을 뚫고 들어오는 예술, 바로 우리의 소리다.그 소리에 익사 당하려고 할 때, 폭풍같은 음율은 사랑의 번개와 충돌이라도 한듯 맹열한 폭포의 끊임없는 소리 가운데 서 있고 그 소리의 중심에서 흠뻑 젖어 버린다. 그렇게 당신의 몸이 젖지 않는다면, 귀를 막
가을 텃밭에는 푸른 하늘이 있다. 배춧잎 보다 더 큰 세상이 앉아 있다. 목성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저곳에 있는 푸른 세상이 경이롭다. 하나의 초록 별은 그 많은 세상을 담고 있다. 내 마음의 경영은 바로 텃밭이다. 배추, 무, 마늘, 파, 시금치를 보면 어느새 눈이 맑아진다. 해가 짧고 기온이 내려가면 초록 색깔은 점점 진해진다. 우리 마음의 빛깔도 그렇다. 옷깃을 여민 억새는 이 계절 가장 절제된 모습이다. 가을을 노래 하려면 이런 모습으로 들어와야 한다. 가을 텃밭은 지구의 푸른 별, 그 별 하나 머리에 이고 우주 여행을 떠난다
완도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보이며 발길을 잡는 섬이 있다.완도항 앞 바다에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며 그림처럼 떠 있는 섬 주도이다.우리는 주도를 바라보면서 저 노목들이 어느 날 갑자기 죽거나 쓰러진다면 어린 싹이 언제 자라서 그 자리를 매울까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그 큰 나무는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한다. 그대로 두어도 되는가 생각해 봄직한 일은 아닐까? 자랑스러운 주도 앞에 서있던 주도의 설명문이 요즘 보이지 않는데 왜일까?예로부터 완도사람들은 이곳이 저울 추 처럼 생겼다하여 추섬(錘섬)이라 부르며
충무공 이순신의 표준 영정이 논란거리다. 고금도 충무사의 영정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친숙한 이순신의 모습은 1953년 월전 장우성 화백이 그렸다. 1973년 국가 표준 영정으로 지정했고, 충남 아산 현충사에 소장됐다. 기록상 가장 오래된 것은 심전 안중식이 1918년 그린 것인데, 현재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두 그림은 모두 작가의 상상화다.그동안 100원짜리 동전속의 이순신이 논란거리였다. 불패의 장수 모습이 선비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순신의 평가를 그의 친구 서애 유성룡은 ‘단아하고 근엄한 선비와 같았다’고 징비록에 기록